[프로농구]“KCC냐…TG냐” 역대 우승팀감독 챔프전 전망

  • 입력 2004년 4월 7일 1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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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의 끝내기냐, TG삼보의 기사회생이냐.’

바둑이나 장기를 둘 때 훈수꾼이 수를 더 잘 읽는다. 한 걸음 물러서 판세를 지켜보면 정작 대국자들이 놓치는 묘수도 훤히 볼 수 있는 것.

8일 원주에서 열리는 TG삼보와 KCC의 챔피언결정전 6차전. KCC가 3승2패로 챔피언 등극에 단 1승만 남겨둔 가운데 그동안 옆에서 경기를 지켜본 역대 우승팀 감독들의 전망은 더욱 그럴싸하게 들린다. 삼성 김동광(2001년 우승) 오리온스 김진 감독(2002년 우승)과 기아(97년)와 SK(2000년)에서 2차례 우승 헹가래를 받은 최인선 경인방송 해설위원. 그들은 마치 챔프전 당사자인 TG 전창진 감독과 KCC 신선우 감독이라도 된 듯 훈수에 열을 올렸다.

김동광 감독은 “이제 KCC에게 주도권이 넘어갔다”며 운을 뗐고 김진 감독은 “TG가 6차전 승리로 승부를 7차전까지 끌고 간다”고 내다봤다. 최 위원은 ‘예측불허’라며 조심스러운 모습.

김동광 감독이 내세운 KCC 대세론의 근거는 1승만 올리면 되는 유리한 상황인데다 KCC의 1,2차전 완승에서 보듯 선수들이 ‘원주에선 이긴다’는 자신감에 차 있다는 것. 그는 또 코너에 몰린 TG가 경기 초반 10점 이상 뒤질 경우 포기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진 감독은 “TG가 1,2차전에서 완패했지만 3,4차전에서 상대의 약점을 분석해 분위기를 되살렸고 5차전은 패했어도 경기 내용은 앞섰다”고 말한다. 김진 감독 역시 2002년 챔피언결정전에서 SK에게 2승3패로 뒤졌다가 홈 2연승으로 정상에 오른 바 있어 전 감독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입장. 최 위원은 1,2차전과 3,4차전 내용이 극명하게 엇갈린 데다 5차전에선 전반은 TG, 후반 KCC로 양분돼 백중세가 점쳐진다는 얘기.

김동광 감독은 “KCC는 홀을 묶어야 승산이 있으며 TG 신기성은 빠른 선수에게 약점이 있으므로 최민규 같은 식스맨이 유용하다. TG는 민렌드를 초반부터 좀 거칠게 수비해 둬야 나중에 체력이 떨어진다”고 조언했다.

정규리그에서 KCC에게 5승1패로 우위를 보인 김진 감독은 “홀은 잦은 드리블 보다는 볼 없이 활발히 움직여야 동료들의 득점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며 “TG는 2대2 플레이로 조성원의 수비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진 감독은 또 “민렌드에게 다득점을 허용하더라도 조성원과 추승균의 외곽슛은 봉쇄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최 위원은 “TG는 수비 로테이션이 잘 이루어져야 하고 홀은 공격은 물론 어시스트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며 “KCC는 지역방어와 의외의 스타팅 라인업으로 변화를 줄 것 같다”고 예상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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