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정유정/한식당엔 왜 서비스가 없을까?

  • 입력 2004년 3월 23일 19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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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늘 먹는 것이기에 오히려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지만, 한국 음식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우리의 자랑거리다. 김치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예방에 효과가 있다거나 청국장이 다이어트에 좋다는 말도 있으니, 한국음식은 과학적으로도 우수하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한국 음식을 떠올릴 때마다 드는 아쉬움이 있다. 서비스가 음식의 맛에 한참 못 미친다는 것이다. 좋은 음식은 정성으로 손님 앞에 내놓아야 그 가치를 인정받는 법인데 그렇지 못한 한식당이 적지 않다. 맛은 뛰어나나 서비스 수준은 형편없는 한식당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며칠 전 회사를 방문한 외국인 손님과 함께 점심식사를 했다. 여러 번 한국에 온 적이 있는 그는 한국 음식 가운데 비빔밥을 좋아한다고 했다. 회사 근처에 새로 생긴 한식당으로 갔다. 인테리어가 깔끔하고 고급스러워 손님 접대장소로 적당하다 싶었기 때문이다.

식사가 나오기 전에 숭늉이 나왔다. 외국인 손님은 시원한 물을 마시고 싶어 서투른 한국말로 “물 주세요”라고 말하자 시중들던 직원의 얼굴에 귀찮아하는 빛이 역력했다.

물병을 가져오면서 컵을 주지 않아 컵을 달라고 요청했다. 조금 지나 컵을 식탁에 내려놓은 직원은 뒤로 돌아서면서 “입이 두 개인가. 물을 양쪽으로 마시나”라고 혼잣말로 비아냥댔다. 못들을 말을 들은 외국인 손님은 얼굴이 붉어진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나도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했다.

특별한 날 좋은 기분으로 식사하고 싶을 때 고급스러운 서양식 레스토랑이나 패밀리 레스토랑이 떠오르는 것은 한식당의 서비스 수준과 무관치 않다.

맛 좋은 우리 음식을 내놓는 식당이 왜 서비스에는 신경 쓰지 않는지 너무나 안타깝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손님에게 마음 편히 한국 음식을 맛보여주고 싶다.

정유정 회사원·서울 동작구 사당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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