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카페][책의향기]'삼성과 싸워 이기는…' 펴낸 이용찬씨

  • 입력 2004년 2월 27일 17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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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옥기자 salt@donga.com

김미옥기자 salt@donga.com

제목부터 도전적이다. 감히 대한민국 최고기업으로 꼽히는 삼성을 건드린다. 그것도 싸워서 이기라고.

‘삼성과 싸워 이기는 전략’(살림). 광고회사 Lee&DDB의 이용찬 대표(47)가 마케팅 컨설팅 회사인 디시젼파트너의 신병철 대표와 함께 쓴 책이다. 이 대표는 초코파이 ‘정(情)’, 우황청심원의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SK기업 캠페인인 ‘OK, SK!’ 등 유명광고의 기획자. 신 대표는 하이트맥주 등의 광고기획에 참여한 마케팅 전문가로 96년부터 이 대표와 공동작업을 펼쳐 왔다.

무엇보다도 광고회사 대표가 국내 최대 광고주인 삼성의 역린(逆鱗)을 건드리는 책을 냈다는 것이 의아했다. 이 대표는 그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저희 고객 회사들 중에는 시장에서 삼성과 부딪쳐야 하는 기업이 많습니다. 그들 대부분이 삼성에 대한 두려움을 품고 있어요. 그 두려움을 깨주고 싶었어요.”

그렇다면 혹시 삼성의 유명세에 기대는 마케팅 전략은 아닐까.

“삼성과 싸워 이기겠다는 기업이 많이 생겨야 제2, 제3의 삼성이 나오지 않을까요. 이 책은 엄밀히 말해 ‘NO.1과 싸워 이기는 법’입니다. 삼성그룹에서도 이 책의 소문을 듣고 경쟁사인 소니를 상대로 한 강연을 요청해 왔습니다.”

이 책에는 김치냉장고 시장에서 삼성 하우젠을 누른 위니아만도㈜의 딤채와 전기밥솥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누른 쿠쿠홈시스의 쿠쿠 등 저자들이 직접 광고를 만든 기업들의 ‘삼성 이기기’ 실전사례가 생생히 녹아 있다.

“삼성처럼 전선이 넓은(계열사가 많은) 상대와 싸울 때는 핵심경쟁력을 바탕으로 일단 취약한 전선을 돌파한 뒤 상대의 장점을 단점으로 전환시키는 역습을 가해야 합니다. 그리고 상대가 정신을 차리기 전 끊임없는 기술혁신을 통해 기동전을 벌여야 하지요.”

이 책에는 삼성 타파를 위한 16가지 전략과 마케팅 통찰력을 키우기 위한 14가지 제언이 제시돼 있다. 일종의 영업 비밀을 공개하는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천재는 99%의 노력과 1%의 영감으로 이뤄진다’는 에디슨의 말은 1%의 타고난 천재만이 지닌 사고방식을 먼저 터득하고 이를 머리가 아닌 근육으로 익힐 정도로 노력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누군가가 저희의 제언을 근육으로 학습할 만큼 익힌다면 그건 환영할 일이지 두려워할 일은 아니지요.”

권재현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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