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연장 30m 벙커샷…神은 댈리 택했다

  • 입력 2004년 2월 16일 18시 27분


30m짜리 절묘한 벙커샷이 승부를 갈랐다.

16일 뷰익인비테이셔널(총상금 480만달러) 최종 4라운드가 벌어진 캘리포니아주 라호야 토리 파인스GC 남코스(파72·7607야드) 최종 18번홀(파5·571야드) 그린은 까다롭다. 앞보다 뒤가 높은 2단그린의 한가운데를 불룩 솟은 마운드가 종횡으로 가르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최종 라운드 핀은 바로 앞에 대형연못이 입을 벌리고 있어 가장 어렵다는 그린 왼쪽 하단에 꽂혔다. 어지간한 장타자도 2온을 노리기 껄끄러운데다 3온을 시도해도 약간만 짧거나 길면 낭패를 보기 십상인 위치다.

존 댈리(미국)를 포함해 3명의 선수가 10언더파 278타로 동타를 이룬 뒤 벌인 연장전은 이 18번홀에서 판가름났다.

제비뽑기에서 첫 타자로 선정된 댈리는 308야드짜리 드라이버티샷을 페어웨이 중앙에 떨구며 기선을 제압했다.

티샷을 페어웨이 좌우측 A러프와 B러프에 빠트려 2온이 불가능한 크리스 라일리(영국)와 루크 도널드(미국)가 잇따라 그린앞 100야드 지점에 레이업한 상황. 댈리는 20분전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듯 우드3번을 빼어들었다. 정규 4라운드 18번홀에서 안전하게 3온작전을 구사하다 파에 그치는 바람에 연장전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댈리의 두 번째 샷은 그린 오른쪽 벙커에 빠지고 말았다. 반면 두 경쟁자는 충분히 버디를 낚을 수 있는 홀컵 1.5m와 1.8m에 나란히 3온시켰다.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이번 대회 우승자로 댈리를 점지했을까. 30m 거리의 까다로운 내리막 벙커샷은 그린 한가운데 마운드에 낙하한 뒤 내리막을 타고 굴러 홀컵 10cm에 붙었다. 댈리는 공을 마크하지 않고 바로 버디로 연결했다. 반면 라일리와 도널드의 버디퍼팅은 잇따라 홀컵을 외면했다.댈리는 최종 4라운드에서 3오버파 75타를 기록했다. 이는 13년만에 나온 미국PGA 정규대회 우승자의 최종 라운드 최다스코어.


2004뷰익인비테이셔널 최종 성적 (*연장전 우승)
순위선수스코어상금(달러)
존 댈리*-10278(69-66-68-75)86만4000
루크 도널드-10278(69-69-71-69)42만2400
크리스 라일리-10278(67-71-71-69)42만2400
필 미켈슨-9279(74-69-69-67)17만4000
타이거 우즈-8280(71-68-72-69)10만6400
25최경주-4284(68-73-74-69)3만7440
72나상욱+4292(72-69-78-73)9216

안영식기자 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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