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하는 파열음과 함께 골프공은 새카맣게 날아가 그물 윗 천정을 때렸다.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뉴질랜드 PGA 클래스 AA멤버인 이 신 프로는 “정말 라운딩 5번 밖에 안 한 것 맞느냐”며 고개를 흔들었다.
7일 서울 논현동 스포월드 드라이빙 레인지. 아이언 신제품 출시기념으로 나이키㈜가 최근 골프의 재미에 푹 빠진 이승엽에게 클럽 전달식을 갖는 자리에서 이승엽은 초보자답지 않은 매서운 스윙으로 주위를 놀라게 했다.
임팩트 시 스윙 스피드와 비거리 측정에서 이승엽은 먼저 7번 아이언으로 시속 140km 속도로 140m짜리 샷을 날렸다. 이 정도라면 일반 골퍼들과 비교해 특이할 만 한 게 없다.
그러나 드라이버를 잡자 홈런왕다운 매서운 스윙이 나왔다. 처음엔 160km 안팎의 헤드 스피드가 나오더니 몸이 풀린 뒤엔 최고 180km에 비거리 300야드짜리(270m) 슈퍼샷이 터졌다.
허리 손목 등 몸 전체를 이용하는 이승엽의 빠른 스윙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몇 년 전 일본의 한 방송국에서 특집 프로그램으로 방망이 스윙 스피드를 조사했을 때 이승엽은 163km가 나와 일본 프로야구 정상급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었다. 당시 시카고 컵스의 새미 소사가 180km로 한미일 타자 가운데 1위.
이승엽은 지난해 11월 처음 필드에 나가 ‘머리를 얹은(생애 첫 라운딩)’ 비기너. 라운딩은 5차례 소화했고 지난해 말 미국 애리조나에 갔을 때 110타를 기록한 게 베스트 스코어다.
그는 “주위의 권유로 2년 전 중고채를 하나 사서 골프를 시작했다. 해보니 마인드컨트롤에도 도움이 되고 재미도 있다. 아는 동생이 세미프로 선수라서 시간 날 때마다 한 수 지도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대구로 내려간 이승엽은 8일 삼성 동료였던 양준혁 김한수 신동주와 함께 6번째 라운딩을 한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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