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소인국'이 여긴가?…부천 미니어처파크 문열어

  • 입력 2003년 11월 16일 17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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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아인스월드'의 모형은 마치 실제 현장에 와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정교하다. 영국의 웨스트민스터 사원 모형을 보고 있는 관람객들 뒷면으로 미국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 킹콩이 매달려 있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보인다. 부천=원대연기자
부천 '아인스월드'의 모형은 마치 실제 현장에 와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정교하다. 영국의 웨스트민스터 사원 모형을 보고 있는 관람객들 뒷면으로 미국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 킹콩이 매달려 있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보인다. 부천=원대연기자
“이게 영국의 타워브리지야. 다리 밑으로 배가 지나가면 다리가 들어올려진단다. 저것은 스페인 건축가 가우디가 설계하고 120년 동안 지금도 계속 짓고 있는 ‘성가족 성당’이란다.”

15일 개장한 세계 문화유산과 유명건축물들의 미니어처 테마파크인 부천의 ‘아인스월드’를 찾은 주부 도지영씨(36·경기 고양시 일산구). 여섯 살짜리 아들과 함께 2시간 동안 소인국을 찾은 걸리버처럼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배낭여행을 즐겼다.

●25분의1 크기 세계문화유산-유명건축물 109점 전시

부천 아인스월드에 전시된 세계유명건축물 모형. 윗쪽부터 영국의 타워브리지, 이집트의 아부심벨 대신전, 스페인의 성가족 성당, 프랑스의 파리오페라 하우스.

경기 부천 원미구 상동의 ‘영상문화단지’ 내에 위치한 1만8000평 규모의 이 테마파크에는 피사의 사탑, 바티칸 성당, 콜로세움, 소피아 대성당, 웨스트민스터 사원, 앙코르와트, 만리장성 등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 34점을 포함해 25개국의 유명건축물 109점이 실물크기의 25분의 1로 축소돼 실감나게 재현됐다.

특히 중앙에 위치한 에펠탑은 건물 4층 높이인 12.9m로 재현해놓아 미니어처로서도 큰 편이라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붐볐다. “에펠탑을 배경으로 디지털카메라를 밑에서 위로 올려 찍으면 실제 파리에 온 것 같다”는 것이 관람객들의 평.

이 곳은 일본의 도부 월드스퀘어와 네덜란드 마두로담의 테마파크처럼 교육과 오락을 겸비한 ‘에듀 테마파크’. 특히 ‘아인스월드’는 건축물 표면의 세밀한 조각품 하나하나와 세월의 더께가 묻어나오는 흠집까지도 정교하게 재현해 예술성을 체험하는 교육적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아인스월드’의 미니어처 제작을 미국 할리우드의 영화제작용 미니어처와 특수효과 전문회사인 원더웍스사가 맡았기 때문. 20여명의 디자이너들이 각 건물을 설계하고 제작하는 데 걸린 시간은 7개월 정도. 또 원더웍스사는 할리우드 영화의 특수효과를 이용해 킬리만자로의 화산 분출,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 기어 올라가고 있는 킹콩, 거북선과 일본 전함과의 한산대첩 등을 재현해 역동적인 즐거움을 더한다.

●9·11테러로 사라진 美 쌍둥이 빌딩도 선보여

개장 후 ‘아인스월드’에서 가장 눈길을 끈 미니어처는 9·11테러로 사라진 미국 뉴욕의 쌍둥이 빌딩. 이는 테마파크의 건축물이 9·11테러 이전에 제작됐기 때문이다. 현장제작을 맡은 원더웍스사의 송승재 상무는 “사라진 건물에 대한 볼거리는 물론 세계적 이슈가 됐던 건물을 재현했다는 상징적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8000원∼1만5000원.www.aiinsworld.com, 032-320-6000

부천=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야인시대' 촬영장 등 주변 볼거리도 풍성▼

1930~70년대 옛 서울을 재현한 '판타스틱 스튜디오'

1988년 부천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창단, 97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 창설, 99년 부천국제대학애니메이션페스티벌(PISAF) 유치….

서울과 인천 사이 인구 80만 명의 ‘베드타운’에 불과했던 경기 부천이 국제적 문화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부천 원미구 상동에 위치한 10만평 규모의 ‘부천 영상문화단지’는 그 중심.

이 곳에는 미니어처 테마파크 ‘아인스월드’ 외에도 SBS드라마 ‘야인시대’를 촬영했던 ‘판타스틱 스튜디오’, 김덕수 사물놀이패의 난장극장, 동춘서커스 공연장이 있다. 또 인근 5만평 규모의 상동 호수공원에는 빛의 축제인 ‘부천 루미나리에’ 행사장이 자리잡고 있다.

‘판타스틱 스튜디오’는 지난해 12월 부천시가 70억원을 들여 1930∼70년대 옛 서울을 재현한 촬영 세트. 청계천, 종로경찰서, 화신백화점, 전차 등이 고정세트로 설치돼 있어 ‘야인시대’가 끝난 뒤에도 강제규 감독의 영화 ‘태극기를 휘날리며’, 임권택 감독의 99번째 영화 ‘하류인생’, KBS2 드라마 ‘로즈마리’ 등 영화와 드라마 촬영이 끊이지 않는다. 지금까지 이 곳을 찾은 관람객은 총 160만 명.

지난달에 열려 52만 명이 관람한 ‘루미나리에’는 12월말 또다시 크리스마스 시즌과 새해맞이 축제를 벌일 예정이다.

판타스틱 스튜디오 길주 홍보실장은 “영상문화단지는 세대를 초월해 영상문화를 체험하고 즐기는 공간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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