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신데렐라 “美그린 너무 낯설어” …안시현 24위 부진

  • 입력 2003년 11월 14일 1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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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푼 기대를 안고 첫 미국 나들이에 나선 ‘신데렐라’ 안시현(19·코오롱)이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14일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의 로버트렌트존스트레일GC 매그놀리아그로브 크로싱코스(파72)에서 열린 미국 LPGA투어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1라운드. CJ나인브릿지클래식 우승으로 이 대회에 출전한 안시현은 버디 4개에 보기 9개, 더블보기 1개로 7오버파에 그쳐 출전 선수 29명 가운데 공동 24위에 처졌다.

1번홀(파4)과 2번홀(파3) 연속보기에 이어 4번홀(파5) 더블보기로 불안하게 출발한 안시현은 5, 6, 7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분위기를 되살리는 듯했다. 하지만 후반 들어 11번홀(파4)부터 15번홀(파4)까지 5개 홀 연속 보기로 무너진 뒤 18번홀(파4)에서 다시 1타를 잃고 힘겨운 승부를 마감했다.

악조건 속에서 출전 선수들의 평균 타수는 75.9개로 치솟았고 언더파를 친 선수는 2명에 불과했지만 안시현으로서는 부끄러운 스코어. 무엇이 문제였을까.

우선 준비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CJ나인브릿지클래식 우승 뒤풀이를 하느라 4, 5일간 골프채를 아예 놓았고 이번 대회 개막 이틀 전에야 겨우 현지에 도착해 적응할 여유조차 없었다. 출국 인터뷰에서 “골프장에 대해 아는 게 전혀 없다”고 했을 만큼 코스 정보 지식도 없는 상황. 설상가상으로 강한 바람으로 거리 조절에 고전했으며 한국과 전혀 다른 잔디와 러프에 번번이 발목이 잡혔다.

무엇보다도 퍼팅에 애를 먹었다. 국내에서 경험할 수 없는 버뮤다 잔디는 딱딱하고 런이 많아 공을 세우기가 어려웠고 굴곡이 심한 2단, 3단 그린이 대부분이라 까다로웠다. 그린 적중률은 38%로 떨어졌고 퍼팅 수도 29개.

내년 미국 투어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안시현은 “부족한 게 너무 많고 적응력부터 키워야 할 것 같다. 퍼팅이 너무 안돼 실망스럽다. 경험을 쌓는다는 생각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음달 결혼하는 ‘예비신부’ 한희원(휠라코리아)은 예비신랑인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손혁의 원정 응원을 받으며 버디 3개와 보기 3개를 묶어 이븐파로 선전해 2언더파의 단독선두 로리 케인(캐나다)에게 2타 뒤진 공동 3위에 올랐다.

3오버파의 박지은(나이키골프)과 박희정(CJ)은 공동 7위를 차지해 한국 선수 3명이 ‘톱10’에 진입했다. 대회 3연패를 노리는 박세리(CJ)는 4오버파로 김미현(KTF)과 공동 15위.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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