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고르고 나서]'학력의 우상'을 벗게한 책 한권

  • 입력 2003년 10월 10일 1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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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고르는 기자들의 눈길에도 편견을 부르는 우상들이 작용합니다. ‘학력의 우상’도 그중 하나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집’(B1면)의 저자에게 박사학위나 교수 직함은 없습니다. 주거환경의 변화를 통해 오늘날 우리 사회를 들여다본다는 저자의 의욕은 정밀한 분석으로 힘을 얻고 있습니다.

이 책을 보면서 우상을 던져 버릴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저자의 균형감각은 책의 신뢰도를 높여 주었습니다. 주택의 구조가 주는 성차별적 요소를 짚어내면서도, 자기 집에서 소외되어 가는 ‘남자 어른’의 자리를 염려하는 데 인색하지 않으며, 한국적 아파트 문화의 척박함을 거론한 뒤에도 그중 살려내야 할 요소를 끄집어내고 있습니다.

지금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는 세계 최대의 도서박람회인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이 한창입니다. 100여개 국가에서 6400여개의 출판사와 인쇄업체 등이 참가하는 문자매체의 대축제입니다.

2년 뒤인 2005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는 한국이 ‘주빈국(Guest Nation)’으로 등장합니다. 우리 민족의 창의력의 산물인 한글과 금속활자를 비롯해 문학 음악 미술 영화 등 한국문화의 모든 역량을 세계인 앞에 자랑할 기회입니다. 이곳에서 본 세계 출판계의 흐름을 소개합니다(B2면). 영상매체와의 경쟁을 위해 책들이 ‘대화면(大畵面)’을 모색한다거나, 인물 관련 도서가 날로 인기를 모은다는 점은 우리 출판기획자들도 참고할 만합니다.

책의향기팀 b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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