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스포츠]美체육계 ‘性추문’ 예방 비상

  • 입력 2003년 10월 10일 17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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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할 때는 캠코더와 녹음기를 갖고 가라. 증인과 보안관을 대동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플레이어인 코비 브라이언트(24·LA레이커스)가 7월 초 19세 여성을 강간한 혐의로 기소된 것과 관련, 미프로미식축구(NFL)팀 샌디에이고 차저스의 마르셀루스 윌리가 던진 ‘조언’이다.

미국 프로 선수들이 성폭행, 가정폭력, 폭행, 마약흡입 등 중범죄에 휘말릴 가능성을 걱정하는 것은 상상 이상이다. 유죄 여부를 떠나 기소 자체로 선수 이미지는 물론 생계까지 걱정해야 할 상황을 맞기 때문이다. 미국 일간 USA투데이는 9일 ‘제2의 코비 사건’을 예방하기 위해 선수와 팀, 그리고 리그 차원에서 벌이고 있는 노력을 커버스토리로 다뤘다.

일부 선수들은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있다. 프로야구팀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주니어 스피비는 “사람을 잘 믿지 못한다. 사람을 만나면 그의 성격과 생각을 알아내려고 애를 쓴다”고 토로했다.

일부는 수행원을 항상 대동한다. 매력적인 여성과 만날 때는 수행원을 먼저 보내 믿을 수 있는지 체크한다. 수행원은 나중에 송사에 휘말릴 경우 증인 역할을 한다. ‘코트의 악동’으로 유명했던 데니스 로드맨이 이 경우.

NFL 매니저인 레이 스타인버그는 선수와 계약을 할 때 여자관계를 조심하겠다는 서약을 받는다. 또 프로 입문 선수에게는 “팬 9명 중 1명은 선수와 치고받아도 전혀 손해 볼 일이 없는 술주정뱅이”라는 주의를 잊지 않는다. 팀 또는 리그 차원에서도 행동 단속 프로그램이 강화되고 있다. NFL, NBA, 미프로야구(MLB) 모두 매년 루키(신입 선수)를 대상으로 가정폭력, 성폭행, 에이즈 예방 교육을 하고 있다. NBA는 올해 이 프로그램 참가를 의무화했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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