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동양 “믿었던 힉스가…”…허리디스크로 시즌 포기

  • 입력 2003년 10월 1일 17시 35분


동양 오리온스 힉스 - 동아일보 자료사진
동양 오리온스 힉스 - 동아일보 자료사진
‘시집가는 날 등창난다’고 했던가.

한국프로농구 최고의 외국인선수로 꼽히는 동양 오리온스 마르커스 힉스(25·1m97)가 바로 그 격이다.

시즌 개막이 한달도 채 남지 않는 상황에서 힉스는 부상으로 2003∼2004시즌을 뛸 수 없게 됐다.

지난달 중순 입국한 뒤 허리 통증을 호소해온 힉스는 정밀 신체검사 결과 심각한 허리 디스크로 수술과 재활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2일 미국으로 출국하는 힉스는 “지난 시즌 팀이 준우승했기 때문에 올 시즌 다시 정상에 오를 수 있도록 준비해 왔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힉스가 누구인가. 한국 무대에 데뷔한 2001∼2002시즌 때 전년도 꼴찌팀 동양을 정상으로 이끈 주역이 아닌가.

그는 2002∼2003시즌에도 팀을 다시 챔피언결정전으로 올려놓았다. 엄청난 탄력을 앞세운 블록슛과 내외곽을 넘나드는 매서운 공격력은 동양 전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평가.

지난 시즌 팀 평균 득점(86.6점)의 30%를 웃도는 26.1점을 터뜨렸다. 최우수 외국인선수상도 2년 연속 그의 차지였다.

이런 간판스타 힉스가 떠나게 되면서 동양은 전력 손실은 물론 다음 시즌에 대비한 밑그림부터 다시 그려야 될 절박한 처지. 당초 2년 만의 정상 복귀를 목표로 삼았으나 궤도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동양 측의 설명. 박제영 KBS해설위원은 “힉스 공백은 동양에겐 공수에 걸쳐 큰 타격이다. 힉스가 있어 김병철 김승현 등이 빛을 볼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동양 김진 감독은 “시즌 개막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이런 일이 터져 당황스럽다. 당장 어떤 용병을 데려와야 할지 막막하다. 국내선수들이 더 잘해주기를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대체 용병 물색에 고심하고 있는 동양은 국내경험이 있는 퍼넬 페리(전 SBS) 칼 보이드(전 KCC)와 현재 연습 용병으로 쓰고 있는 포워드 아이작 스펜서(1m97) 등을 검토하고 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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