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최태욱 “다음 차례는 나”

  • 입력 2003년 7월 15일 14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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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LG 최태욱
안양LG 최태욱
“영표형도 가도 천수도 가고….”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에서 뛰고 있는 최태욱(22·안양 LG)에게 울산 현대 이천수의 스페인리그(레알 소시에다드) 진출은 축하해줄 일이기도 하지만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기도 하다.

부평고 시절부터 단짝 친구로 지내며 청소년대표는 물론 올림픽대표와 월드컵대표로 같이 뛰었던 사이였기 때문. 출발은 비슷했지만 어느 사이엔가 이천수가 앞서가기 시작했다.

2002월드컵에서도 훨씬 돋보인 활약을 보였고 프로에서도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이천수가 받았다.

이천수의 이번 스페인 진출은 둘 사이에 알게 모르게 펼쳐진 자존심 경쟁의 결정타.

하지만 계속 뒤질 순 없다. “아직 시간은 많이 있어요. 저도 꼭 유럽에 갈 겁니다.” 최태욱의 유럽 진출 각오는 남다르다.

사실 그동안 최태욱에겐 자신의 진가를 보여줄 무대가 별로 없었다. 월드컵 땐 이천수와 차두리에게 밀렸고 프로에선 잔 부상 시달렸다. 그런 그에게 올림픽대표팀은 절호의 기회를 선사했다.

최태욱은 14일 열린 PSV 아인트호벤과의 평가전에서 유럽진출 가능성을 여는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좌우 날개를 오가며 맹활약을 펼쳤다.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측면 돌파에 이어 상대의 허를 찌르는 패스, 그리고 슈팅. 후반 5분엔 정조국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하기도 했다.

올해 아인트호벤에 진출한 선배 이영표와의 맞대결에서도 우위를 보였다. 왼쪽 수비수인 이영표를 번번이 따돌렸던 것.

경기가 끝난 뒤 김호곤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최태욱의 활약이 단연 돋보였다. 좌우 날개를 오가며 상대 수비를 흔들어 놓은 게 우리가 유럽클럽의 강호 아인트호벤과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고 평가했다.

최태욱은 2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올림픽대표 한일전에서도 멋진 플레이로 승리를 선사해 유럽팀들의 관심을 사로잡겠다고 벼르고 있다.

대구=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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