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찬선의 증시산책]팽팽한 '낙관론 vs 비관론'

입력 2003-06-22 18:08수정 2009-10-10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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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자전거의 페달을 밟지 않으면 이내 멈추고 곧 쓰러진다. 오름세를 타고 있는 주가도 마찬가지다. 호재로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려면 새로운 호재가 계속돼야 한다. 호재 공급이 마무리되고 그동안 잊혀졌던 악재가 부각되기 시작하면 하락세로 돌아서게 마련이다.

종합주가가 6개월 만에 690선까지 오르자 증시가 약세장을 벗어나 새로운 상승추세가 시작됐다는 낙관론이 잇따르고 있다. 단기적으로 많이 올라 조정은 있을 수 있으나 이제 700선 돌파는 시간문제고 800선 이상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위기도 확산되고 있다.

낙관론자들이 내세우는 근거는 △종합주가가 바닥에 비해 30% 이상 올랐고 △60일이동평균이 120일이동평균을 상향돌파하는 장기 골든크로스가 발생한 뒤 120일선이 오름세로 돌아섰으며 △외국인이 5월말부터 3조원 넘게 순매수했고 △반도체와 정보기술(IT)산업이 살아나고 있다는 사실을 들고 있다. 또 주가가 오르면 ‘부(富)의 효과’로 소비가 늘고 경기도 좋아질 것이라는 점도 가세한다. 미국의 뮤추얼펀드로 자금이 몰려 한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에서 주식매수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호재다.

하지만 최근 주가상승을 이끌었던 미국 증시가 지난주 중반부터 정체국면에 들어갔다. 외국인 매수와 주가상승을 틈타 국내 큰손인 기관투자가들과 거액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내다팔고 있다. 외상으로 주식을 산 미수금도 8019억원으로 늘어났다. 전국을 긴장으로 몰아넣었던 조흥은행 파업도 시장의 기대와는 다르게 해결돼 하투(夏鬪)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신용카드 채권 문제가 아직 말끔히 해소되지 않아 신용불안이 잠재돼 있다. 원-달러환율이 하락(원화가치 상승)하고 있어 수출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시는 호재와 악재가 이성적으로 반영되는 것만은 아니다. 심리와 돈(유동성)이 재료와 기업의 본질가치(펀더멘털)보다 더 중요할 때가 많다. 버블(거품)이 주기적으로 생겨나고 주가가 더 추락할 것이란 공포감에 휩싸여 투매가 일어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증시가 추가상승이냐, 아니면 조정이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주가는 오르지 못하면 떨어진다. 지금까지 오른 것에만 정신이 팔려 성급하게 사자에 나서면 한참 동안 주가하락에 가슴앓이를 할 수도 있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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