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벨기에 에넹 프랑스오픈 女단식 감격 우승

입력 2003-06-08 17:19수정 2009-10-1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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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서 지켜보고 계실 엄마에게 우승컵을 바치겠다.”

인구 1000만여명의 작은 나라 벨기에 출신으로는 사상 첫 그랜드슬램 테니스대회 챔피언에 오른 쥐스틴 에넹(21). 우승 소감을 위해 마이크 앞에 선 그는 한동안 하늘을 쳐다봤다.

92년 이 대회 결승 때 열 살의 어린 나이로 어머니 프랑스와즈의 손을 잡고 경기를 지켜본 에넹은 당시 자신의 우상이었던 슈테피 그라프가 모니카 셀레스에게 지는 것을 보고 실망했다. 그러면서 “언젠가 나도 이곳에서 우승하겠다”며 어머니와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어머니는 95년 장암으로 세상을 떴다. 그러나 에넹은 마침내 감격스러운 우승컵을 안으며 그 약속을 지켰다.

8일 파리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여자단식 결승. 세계 4위인 쥐스틴 에넹은 같은 벨기에의 오랜 친구이자 라이벌인 킴 클리스터스(20·세계 2위)에게 1시간7분 만에 2-0(6-0, 6-4)으로 예상 밖의 완승을 거뒀다. 우승상금은 95만7000달러.

경기에 앞서 11년 전 어머니와 함께 앉았던 관중석을 찾아가 승리를 다짐한 에넹은 “결승전을 앞두고 떨렸지만 엄마를 위해 이겨야 한다고 마음먹었다. 엄마는 내가 필요한 모든 힘을 주셨다”며 울먹였다.

남자 못지않은 당당한 체구를 앞세운 파워 테니스가 판을 치는 여자 코트에서 1m65, 57kg의 에넹은 왜소해 보인다. 그러나 신체적 열세를 정교함으로 극복한 그는 주무기인 한손 백핸드 스트로크에 최근 포어핸드까지 위력을 높여 세계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11월 결혼 이후 전성기를 맞은 에넹은 다음주 발표되는 세계 랭킹에서 자신의 역대 최고인 3위에 오른다.

남자복식 결승에선 미국의 밥, 마이크 브라이언 쌍둥이 형제가 지난해 챔피언 예브게니 카펠니코프(러시아)-폴 하루이스(네덜란드)조를 2-0으로 꺾고 우승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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