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8월의저편 331…아메 아메 후레 후레(7)

  • 입력 2003년 6월 2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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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장남 신태가 죽었다. 기생집 안정희가 신호를 낳는 한편 어머니 희향이 사망. 제적된 것을 안 전처 인혜가 집을 나가고, 우철은 차남과 사남을 낳은 정희와 결혼한다. 애인 미영도 삼남 신철을 내버려두고 가출, 우철에게는 세 여자가 낳은 다섯 아이가 남았다. 1943년 8월.

큐큐 파파 큐큐 파파 시멘트 바닥을 지나 돌아보자 형의 모습이 손바닥만한 크기였다 내가 빨라진 것인가 형이 늦어진 것인가 큐큐 파파 전쟁이 시작되어 조선신궁 대회도 전일본 선수권 대회도 큐큐 파파 전부 중지되었으니 5000이나 1만을 어느 정도 속도로 달릴 수 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큐큐 파파 형을 이길 자신은 있다 하지만 나는 더 빨리 큐큐 파파 더 빨리! 아이구 더워라!

우곤은 돌담에 오른쪽 발의 뒤꿈치를 걸치고 허벅지와 장딴지를 쭉 펴면서 우테쓰를 기다렸다 파아 파아 파아 파아 이번에는 왼발 아이구 왼쪽이 딱딱하다 좌우 균형이 맞지 않으면 안 되는데 파아 파아 파아 파아 돌담 사이로 도마뱀이 얼굴을 내밀고 검붉은 혀를 날름날름 움직인다 이마에서 떨어진 땀이 땅으로 빨려 들어가고 파아 파아 파아 개미다 개미가 돌담 위로 줄지어 가고 있다 내 운동화 속에 들어오면 안 돼 매일 밤 침을 발라가면서 닦고 있는 운동화인데 파아 파아 들어오면 밟아 죽일 거야 파아 파아 파아 죽는다? 5년 후에 내가 과연 살아 있을지, 어떻게 하면 알 수 있을까 매앰 매앰 치르르르 치 치르르르 치 치 치 치이이이 쓰르르르 쓰르르 매미 소리와 숨소리가 뒤엉키고 묘한 안도감이 전신으로 퍼진다 파아 파아 파아 파아 슬픔인지 뭔지 모를 감정이 가슴으로 북받쳐 오르고 큐우 파아 그 꿈이 오늘 아침에 꾼 그 꿈이 말썽이다 아버지의 유품인 장도칼로 목을 긋는 남자 꿈 큐우 파아 늘 거의 비슷한데 꿀 때마다 조금씩 다르다 오늘 아침에는 비누 거품이 용을 새긴 손잡이를 타고 흘러 남자가 팔을 흔들어 거품이 떨어지는 순간 번뜩 하고 빛난 장도칼이 살의를 띤 것처럼 보였다 큐우 파아 형에게 말할까 어린애 같긴! 아이들이나 임부 노인이나 꿈 얘기를 심각하게 하는 법이다 하지만 이 두근거리는 가슴 진정되지 않는다 내게 무언가를 알리려는 꿈인가? 그 남자의 얼굴은 나하고 똑 같았다 큐우 파아 큐우 파아

글 유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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