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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5월 21일 1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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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의 발언을 단순히 전교조에 대한 비판으로 볼 수도 있지만 “교육부는 그동안 뭘 했느냐”는 의미로도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인지 윤덕홍(尹德弘) 교육부총리는 이날 오후 간부회의를 소집해 간부들을 강하게 질책했다고 한다. 그는 “NEIS를 해결하려고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 그런데 왜 밑에서 제대로 받쳐주지 않고 쑥덕거리기만 하느냐”는 취지로 야단을 쳤다고 한다. 이날 윤 부총리의 호통이 하도 강해서 간부들은 숨소리도 내지 못했다고 한다.
윤 부총리는 또 자신이 ‘국가인권위의 결정을 수용하겠다’고 성급히 발언해 NEIS를 꼬이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을 의식한 듯 “나도 나름대로 복안을 갖고 있었다”고 해명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정책보좌관과 관련해서도 왜 이상한 소리가 나느냐”는 말도 했다고 한다.
윤 부총리는 취임하자마자 NEIS 문제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업무 파악이 안 된 상태에서 “NEIS는 문제가 많은 것 같아 유보하겠다”는 발언을 했다가 문제가 되자 서둘러 취소하는 소동을 빚었다.
전교조는 NEIS를 폐기하라는 주장에서 한 치도 양보하지 않고 교육부를 밀어붙이고 있으며 대입 1학기 수시모집이 코밑으로 다가오면서 일선 현장이 혼란을 겪자 교육부만 몸이 단 처지가 됐다.
물론 윤 부총리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차례 전교조 위원장 등을 만나 설득했지만 지금까지 성과는 아무것도 없었다. 오히려 부총리가 비밀리에 전교조를 만나면서 전교조가 교육부 실무자는 물론 차관조차 잘 상대하지 않아 일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나온 윤 부총리의 질책에 교육부 직원들은 “번지수가 틀린 것 같다”며 동의하지 않는 모습이다. 부총리가 적기에 냉철한 결단을 내려야 하는데 눈치를 보는 바람에 일을 키웠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윤 부총리는 4월18일 교육부 간부 워크숍에서 “취임식 때 정제되지 않은 용어로 직원들을 강하게 질책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미안하다. 현재 업무를 훌륭하게 수행해내는 것을 보고 조금도 우려와 의심은 없다”고 말한 적이 있다.
교육부의 한 직원은 21일 “잘못된 것은 아랫사람에게 돌리는 한 절대 조직을 장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인철 사회1부 차장 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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