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원은주/환자에 친절한 병원 마음까지 편안해져

  • 입력 2003년 5월 8일 18시 33분


아파 본 사람만이 건강의 소중함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인간은 가진 것을 잃고 나서야 그 가치를 실감하게 되는 것이다. 필자의 가족 중 한 사람도 1년이 넘도록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 며칠 전 한 달에 한 번 정기검진을 받으러 원자력병원에 간 적이 있다. 환자는 다리가 불편한 상태였고 비까지 오고 있었다. 병원 입구에 도착한 순간 우리는 기분 좋은 경험을 했다. 원자력병원 직원 한 분이 입구에 서 있다가 택시에서 내리는 환자를 도와주고 우산을 받쳐주었던 것이다. 환자가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에도 의사와 간호사의 친절은 각별했다. 처음에는 난치병인 암을 주로 다루는 원자력병원의 특성 때문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원자력병원 관계자들이 환자를 생각하는 마음이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이어서 가슴 뭉클했다.

환자들은 몸만 아픈 것이 아니다. 그들은 마음까지 약해지면서 병마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진정한 의료란 보이지 않는 환자의 상처 받은 마음까지도 헤아릴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알아듣기 힘든 전문 용어를 남발하고 퉁명스럽게 환자를 대하는 일부 의료진으로 인해 자신의 병에 불안감만 키워 가는 환자들이 많은 요즘, 원자력병원 사람들이 보여준 진실한 마음은 생수와도 같이 상큼했다. 모든 병원이 약자를 진심으로 배려하는 성숙한 모습을 갖추어 주길 기대한다.

원은주 서울 강남구 삼성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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