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어린이도서연구회 김경숙 사무총장

  • 입력 2003년 5월 4일 1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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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좋은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독서 환경을 지키는 것이 우리 아이들을 지키는 겁니다.”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어린이도서연구회(www.childbook.org) 김경숙(金敬淑·45) 사무총장은 어린이들에게 좋은 책을 골라주고 보급하는 일의 중요성을 되풀이해서 강조했다.

이 연구회는 어린이들에게 좋은 책을 선정해주고, 공공도서관과 빈민촌 공부방에 책 보내기 운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중학교 3학년과 1학년생인 남매를 둔 전업주부였던 김 총장은 지난해 말 어린이도서연구회 정회원 180여명의 투표로 2년 임기의 사무총장에 선출돼 올 1월부터 매일 오전 9시면 어김없이 서울 마포구 합정동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엄마의 손길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중학생 남매를 둔 주부가 매일 가정을 비우고 ‘대외활동’을 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지만 평소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고 싶어 독서 환경 ‘지킴이’로 변신했던 것.

김 총장은 “‘우리 가정만 소중하다’는 가족 중심주의 내지는 가족 이기주의의 울타리를 넘어서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이 어린이도서연구회에서 선정한 책을 읽으며 엄마의 활동을 지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연구회는 현재 전국에 110개 지역 모임이 있고, 회원이 3500여명에 이르는 조직으로 회원은 계속 더 늘어나고 있다.

김 총장은 “상근을 해야 하는 부담 때문에 아무도 맡지 않으려고 해 짐을 떠맡게 됐다”고 말했지만 다른 회원들은 “93년부터 어린이도서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읽게 하려는 열정이 남다른 김 총장이 적임자였다”고 말했다.

어린이날 선물하기에 좋은 책을 소개해 달라는 부탁에 김 총장은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곰인형 오토’, ‘왜’, ‘달보다 멀리’, ‘여섯 사람’, ‘몽실 언니’, ‘점득이네’ 등 추천 도서들을 하나하나 꼽아 나갔다.

김 총장은 “어른들이 어린이날 ‘내 아이’에게 뭘 해줄까 하는 차원을 넘어서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을 해줄 것인지 한번쯤 고민해 보았으면 한다”며 “동네마다 있는 마을문고를 한번만 들여다보면 그 답은 절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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