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7점차 만회…롯데의 '사직 드라마'

  • 입력 2003년 4월 25일 02시 07분


‘꼴찌 만세.’

두산 김인식, 롯데 백인천 감독이 24일 모처럼 환하게 웃었다.

먼저 ‘한 지붕 두 가족’ 두산과 LG가 맞붙은 잠실구장. 두산의 승리는 톱타자 정수근의 빠른 발과 재치있는 타격에서 비롯됐다.

정수근은 1회 볼넷을 얻어 나간 뒤 상대 선발 이동현의 심기를 건드리는 긴 리드로 1루 견제 실책을 이끌어내며 2루에 진루했고 김동주의 안타 때 홈을 밟았다. 이어 정수근은 1-2로 뒤진 7회 1사 만루에서 병살타를 피하기 위해 체공 시간이 긴 땅볼 타구를 날렸고 이를 짧은 바운드로 처리하려던 LG 유격수 권용관이 공을 뒤로 빠뜨리는 사이 2명의 주자가 홈을 밟아 팀의 역전을 이끌었다. 두산은 계속된 찬스에서 장원진과 안경현의 적시타로 3점을 보태 승부를 갈랐다.

1-2로 뒤진 6회 2사 1루에서 구원 등판한 정성훈은 7회까지 1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삼성 시절인 99년 8월8일 대구 두산전 선발승 이후 3년8개월여 만에 감격의 승리 신고식을 했다.

연속경기로 열린 사직에선 롯데가 SK에 1무1패를 당했지만 내일의 희망을 쏘아올렸다.

1차전을 4-8로 내준 롯데는 2차전에서도 7점차로 뒤져 패색이 짙었지만 이를 만회하는 믿어지지 않는 드라마를 연출했다.

롯데는 0-7로 뒤진 7회 박기혁의 적시타와 조성환의 2점 홈런으로 3점을 따라붙은 뒤 8회에는 볼넷 2개로 만든 1사 1, 2루에서 최기문 신종길 이인구 박기혁 조성환이 5타자 연속 안타를 때려내며 4점을 보태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어 승부는 올 들어 첫 12회 연장에 들어갔지만 4시간45분의 사투에도 7-7 무승부로 끝이 났다.

롯데 1번 조성환은 1차전 4타수 3안타 1타점에 이어 2차전에서 홈런을 포함해 6타수 5안타 2타점, 올해 2차지명 8순위로 입단한 무명 신인 이인구는 5타수 3안타 1타점의 맹타를 과시했다.

수원에선 현대가 팽팽한 투수전 끝에 한화에 3-2로 승리, 주초 한화와의 3연전을 쓸어담으며 최근 6연승을 달렸다. 프랭클린과 심정수가 1회 랑데부 1점 홈런을 터뜨렸고 조용준이 6세이브째를 따내 삼성 노장진과 함께 구원 공동선두에 올랐다.

삼성과 기아의 대구 연속경기 1차전은 3-3으로 무승부. 삼성 마해영이 2회 1점 홈런을 쏘아올려 팀 후배인 이승엽과 함께 홈런 공동선두(6개)에 올랐다. 이어 열릴 예정이던 2차전은 비로 취소돼 6월4일 대구에서 연속경기로 열린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전 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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