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이일환/시각장애인 안내견 할인점 출입 왜 막나

  • 입력 2003년 3월 20일 1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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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을 돕는 안내견을 양성하는 자원봉사자다. 3월16일 경기 고양시 일산 ‘까르푸’에서 보건복지부가 발행한 ‘장애인보조견’ 마크를 부착한 조끼를 입은 안내견을 동반해 사회화 교육을 시키던 중 황당한 일을 겪었다. 할인점에 입장할 때에는 별다른 제지를 받지 않았는데 쇼핑 도중 직원들이 달려와 “매장 안에 ‘개’와 함께 출입할 수 없다”며 매장 밖으로 나갈 것을 요구했다. 물론 장애인 보조견 마크를 확인시켜 주고 법으로 정당하게 출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직원들이 막무가내로 몰아붙여 반강제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장애인 보조견 마크는 신분증과 같다. 이 마크를 달고 있는 안내견이 정당한 사유없이 입장이 거부될 때는 2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러나 많은 안내견들이 장애인에 대한 왜곡된 시각에 가려 대중교통이나 식당, 백화점 등에서 단지 ‘개’라는 이유만으로 입장을 거부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안내견 한 마리를 육성하는 데에는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 이 안내견들이 세상의 냉대와 질타로 제몫을 다하지 못하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

안내견은 빛을 모르는 시각장애인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동반자이며 무상의 사랑을 베푸는 존재다. 시각장애인과 안내견이 비장애인의 냉대와 몰이해로 정작 어렵게 얻은 행복을 박탈당하는 일은 없어져야 하겠다.

이일환 삼성안내견학교 자원봉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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