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소렌스탐 “내 팔뚝 봤지?”

  • 입력 2003년 3월 20일 18시 03분


소렌스탐
‘소렌스탐의 역사적인 한 해가 ‘여자들’을 상대로 시작된다.’

20일 한 외신이 ‘여자골프 지존’ 아니카 소렌스탐(33·스웨덴)의 올 시즌 미국LPGA투어 첫 출전을 알리는 기사 제목이다.

이 제목에서 보듯이 골프계의 관심은 온통 5월 미국PGA투어 콜로니얼대회에서 벌어질 성(性)대결에 쏠려있다. 20일 밤 개막한 세이프웨이 핑대회(총상금 100만달러)는 소렌스탐의 몸풀기 무대 쯤으로 여기고 있는 것같다.

“나에게는 모험이 분명하다. 하지만 남자들과도 충분히 어깨를 겨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만약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너무 기쁠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도 실망하지는 않겠다.”

그는 19일 대회 장소인 콜로니얼CC(파70·7010야드)에서 97년 대회 우승자인 데이비드 프로스트(남아공)와 동반라운드를 하며 ‘코스공략 비법’을 전수 받았다. 지난주에는 ‘골프황제’타이거 우즈(미국)와 18홀을 돌며 정신적인 중압감을 해소하는 ‘특별레슨’도 받았다. 올 시즌 LPGA 개막전에 불참한 것은 이 때문.

소렌스탐은 2년 전부터 강도 높은 웨이트트레이닝을 해왔다. 올 동계훈련에서는 달리기와 자전거 타기 에어로빅 킥복싱 등 다양한 방법으로 근력과 함께 유연성을 키웠다. 하루 700∼1000회의 윗몸일으키기와 역기 운동은 그의 모습까지 우람하게 바꿔놓았다.

든든한 하체와 발달된 상체근육 덕택에 그는 지난해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 265야드를 기록했다. 이는 여자선수 가운데 4위에 해당하는 것. 올해는 270야드를 넘는다고.

소렌스탐이 예정대로 5월 콜로니얼대회에 출전한다면 그는 미국PGA투어 정규대회에 출전한 두 번째 여성으로 골프사에 기록되게 된다. 첫 번째는 1932년 LA올림픽 여자투창 금메달리스트이자 만능 스포츠우먼이었던 디드릭슨 자하리아스(미국).

자하리아스는 1938년 LA오픈 주최측 초청으로 남자티에서 성대결을 펼쳤지만 1,2라운드에서 각각 84,81타를 치며 예선탈락했었다.

성대결에 대비해온 소렌스탐이 올 시즌 첫 출전대회를 세이프웨이핑으로 삼은 것은 개최코스가 바로 2001년 대회에서 여자골퍼 가운데 처음 18홀 최소타인 59타를 기록하며 우승(27언더파 261타)한 문밸리CC이기 때문.

당시 박세리(CJ)도 25언더파를 몰아치며 아깝게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어 미국LPGA ‘쌍두마차’의 샷대결은 불꽃을 튈 전망이다. 특히 개막전인 지난주 웰치스프라이스대회에서 예선탈락해 체면을 구긴 박세리로서는 결코 양보할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대회에는 개막전과 같이 한국낭자군 14명이 대거 출전해 ‘코리안 돌풍’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니카 슈워츠제네거’ 강도높은 웨이트트레이닝으로 탐스러운 팔뚝 근육이 선명하게 보이는 올시즌의 아니카 소렌스탐(오른쪽).왼쪽의 96년 모습은 가냘퍼 보이기까지 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사진제공 골프다이제스트

안영식기자 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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