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날고… 뛰고… 코리아텐더 ‘무명의 힘’

  • 입력 2003년 3월 18일 1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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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윤 감독
이상윤 감독
“선수들이 하나로 힘을 모으지 않았다면 불가능했다.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다. 후보 선수들도 자신감에 차 있었고 2쿼터에 이들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 쉽게 이길 수 있었다.”

17일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에서 삼성 썬더스를 꺾고 4강행을 확정한 코리아텐더 푸르미 이상윤 감독(41)의 말이다. 그의 말대로 이날 코리아텐더의 ‘반란’은 무명 감독과 무명 선수들이 이뤄낸 작은 기적이었다.

성균관대 출신인 이 감독은 실업 삼성전자 선수를 거쳐 사무국 직원으로 삼성에서만 15년을 근무한 삼성맨. 2001년 6월 코리아텐더 코치로 부임한 뒤 올 시즌부터 지휘봉을 잡아 감독 데뷔 첫해 4강행을 일궈냈다.

올 시즌 처음 유명세를 타기는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올 시즌 무명선수에서 일약 돌풍의 주역으로 등장한 정락영(왼쪽)과 최민규의 맹활약으로 코리아텐더는 사상 첫 4강에 진출하는 등 상승세를 구가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팀 내 최고 연봉자(9500만원)인 정락영은 98∼99시즌 동양에 입단, 주전 포인트가드 자리를 꿰찼지만 팀이 역대 프로농구 최다 연패(32연패)에 빠지는 바람에 좌절을 겪었다. 2000년 5월 코리아텐더로 2500만원에 현금 트레이드된 뒤에도 이기는 경기보다 지는 경기가 더 많았다. 그는 올 시즌 어시스트 6위, 가로채기 5위의 꾸준한 활약으로 비로소 이름을 알렸다.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FA)선수 자격을 얻는 정락영은 ‘FA 대박’을 예약해놓은 상태.

백업 가드 부족의 아킬레스건은 동양 김승현의 동국대 동기인 최민규가 해소했다. 정규리그에서 정락영과 교대로 코트를 지킨 최민규는 17일 삼성전에서도 16분을 뛰며 4쿼터 중반 삼성의 주희정을 5반칙으로 내보냈다. 최민규는 “아직 코트에 서면 위축되는 경우가 많지만 플레이오프 들어 오히려 자신감이 더 생겼다”고 말했다.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1, 2차전에서 각각 5개와 3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며 팀 승리에 결정적 공헌을 한 변청운과 진경석도 ‘플레이오프 깜짝 스타’로 부상하며 성공스토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제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 부어 우승까지 노려보겠다.”

음지에서 만개한 코리아텐더의 성공신화는 이제 시작이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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