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노장감독 vs 초보감독…PO 1회전은 벤치대결

  • 입력 2003년 3월 13일 17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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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전노장의 지략 대 초보감독의 패기.’

15일 막이 오르는 2002∼2003애니콜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1회전(3전2선승제)은 정규리그와 달리 단기 승부인 만큼 벤치의 대응 능력이 승패의 최대 변수.

1회전에서 맞붙는 TG 엑써스(3위)-모비스 오토몬스(6위)와 코리아텐더 푸르미(4위)-삼성 썬더스(5위)는 대조적인 팀 컬러 만큼이나 감독들의 경험이나 스타일이 판이하다.

41세 동갑내기인 TG 전창진 감독과 코리아텐더 이상윤 감독은 삼성 사무국에서 한솥밥을 먹던 사이. 전 감독이 올 시즌부터 ‘대행’ 꼬리표를 뗐고 이 감독도 올해 처음 감독을 맡았을 만큼 경험이 일천한 것도 공통점.

반면 삼성 김동광 감독(52)과 모비스 최희암 감독(48)은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김 감독은 SBS스타즈 감독을 거쳐 98년 삼성 사령탑을 맡은 뒤 2000∼2001시즌 팀을 정상에 올렸다. 최 감독도 연세대 감독 시절 농구대잔치 3회 우승을 일군 뒤 프로 데뷔 첫 해 팀을 플레이오프로 이끄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코리아텐더-삼성〓올 시즌 정규리그 상대전적은 코리아텐더가 4승2패로 우세. 시즌 초 ‘30승이 목표’라던 이 감독은 “플레이오프 진출로 올 시즌 농사는 다 지었다”며 편안하게 경기하겠다는 입장. 이 감독은 “용병이 1명만 뛸 수 있는 2쿼터에 10점차 이상 벌어지지 않으면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서장훈을 협력수비로 묶고 공수 패턴에 변화를 주겠다는 것.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서장훈의 수비가담을 높여 코리아텐더의 전광석화 같은 속공과 탄탄한 조직력에 대응하겠다는 작전. 유독 코리아텐더만 만나면 쏟아진 실책을 줄이는 것도 관건.

▽TG-모비스〓TG는 ‘골밑과 외곽이 가장 잘 조화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지만 올 시즌 모비스전에선 2승4패로 뒤졌다. 신장이 크고 노장 선수가 많은 TG로선 속공 1위인 모비스의 스피드가 부담스러웠기 때문. 그러나 전 감독은 “리온 데릭스가 정규리그 막판 3경기를 뛰는 동안 골밑은 약해졌지만 패스가 좋고 재치가 있어 다른 선수들의 플레이까지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모비스 최 감독이 우려하는 것도 바로 이 점. 올라운드플레이어인 데릭스가 휘젓고 다닐 경우 김주성의 골밑 플레이는 물론 데이비드 잭슨이나 양경민의 외곽포까지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것. 최 감독은 “변칙수비로 신장의 열세를 만회하겠다”고 밝혔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숫자로 본 플레이오프

프로농구 정상을 향한 첫 번째 관문에서 각각 맞붙은 TG-모비스, 코리아텐더-삼성. 양보할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다짐하고 있는 6강 대결을 숫자로 풀어본다.

0 TG 전창진, 모비스 최희암, 코리아텐더 이상윤 감독은 플레이오프 경험이 전혀 없다. 단기전으로 치러지는 포스트시즌에서는 코칭스태프의 적절한 상황 판단과 임기응변이 중요하다. 팀간 전력 차이가 백짓장이라 벤치 싸움에서 밀리지 않아야 승산이 있다.

1 1차전 승리는 1승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동안 치러진 12차례 플레이오프 6강전에서 1차전을 이긴 팀이 모두 4강에 진출했다. 기선 제압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

2 2쿼터는 삼성 서장훈 쿼터로 불린다. 용병이 한 명밖에 뛸 수 없어 서장훈의 높이(2m7)는 더욱 위력을 떨친다. 삼성은 코리아텐더와 정규리그 6차전을 치르면서 2쿼터에 140점을 넣고 97점을 내줬다. 삼성은 140점을 넣은 반면 코리아텐더는 97점에 그쳤다.

6 식스맨의 역할이 커진다. 주전들에 견제가 심해지므로 벤치에 있던 후보가 깜짝 스타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베스트 5’ 의존도가 높고 주전과 후보의 기량 차가 큰 삼성은 이런 면에서 아킬레스건을 지녔다.

32 TG 김주성과 모비스 에드워즈의 등 번호. 정규리그에서 한 경기 평균 17득점을 기록한 김주성은 모비스전에서는 한 경기 평균 20득점으로 모비스만 만나면 득점력이 높아진다. 또 정규리그에서 한 경기 평균 21.9득점을 기록한 에드워즈는 TG전에서는 30.7득점으로 득점력이 치솟았다. 양팀 주득점원의 등번호가 똑같은 것도 묘하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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