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하철 방화]이틀간 시신 136구 추가발견

  • 입력 2003년 2월 25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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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서구 월배차량기지에서 1080호 전동차 시신 발굴작업을 벌이고 있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경북대 법의학팀은 24일 79구를 발견한 데 이어 25일 57구의 시신을 추가로 확인했다. 이에 따라 대구지하철 방화 참사의 사망자 수는 190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25일 6호차에서만 시신 55구가 추가로 발견되는 등 24일부터 이틀 동안의 시신 발굴작업을 통해 136구의 시신이 추가로 발견됐다. 경찰이 사고현장에서 수습한 시신 46구를 합칠 경우 사망자 수는 이날까지 182명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국과수 집단사망자관리단 이원태(李垣兌) 단장은 이날 오후 4시 대구 중앙로역에서 실종자 가족과 유가족들이 모인 가운데 설명회를 갖고, “정오까지 1080호 전동차 내부에 대해 90% 정도의 감식작업을 끝냈다”며 “6호차에서 55구, 5호차 50구, 4호차 13구, 3호차 2구, 2호차 7구, 1호차에서 1구가 발견되었으며 이미 외부 병원에 안치한 8구를 포함하면 이틀 동안 발견된 시신은 136구”라고 밝혔다. 국과수 관계자는 “정밀 발굴작업을 통해 심하게 훼손된 시체를 추가 확인할 가능성이 큰 만큼 사망자 수는 190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감식팀은 이날 뼈만 앙상하게 남은 시체와 함께 뒤엉켜 있는 시신들을 정리하느라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조선대 법치의학과 윤창륙(尹昌陸) 교수는 “20년간 국내에서 일어난 대참사에는 거의 다 가봤지만 이번 사고의 시신 상태가 최악”이라며 “발굴이 끝나도 신원미상으로 남을 시신이 상당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5호차에서 발견된 시신 50구 중 절반 정도는 섭씨 1000도 이상의 고열에서 3시간 이상 타 재로 변한 상태며, 이로 인해 DNA 분석을 위한 조직 채취도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에 25일까지 접수된 순수 실종자 수는 320명이어서, 감식팀이 이날까지 발굴한 136구의 시신을 감안한다 해도 184명의 생사가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과 대구시측은 사건과 관련 없는 단순 실종자들의 신고가 합쳐졌다고 주장했지만 실종자 가족들은 “119전화 통화기록, 사고 당시 휴대전화 위치 확인기록 등을 통해 명백한 사고 사망자라는 정황증거가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대구=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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