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전진하는 ‘탱크’ 추락하는 ‘황제’…최경주 4타차 3위

  • 입력 2003년 2월 23일 17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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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이 보인다.’

‘탱크’ 최경주(33·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가 사흘 연속 순위를 끌어올리며 우승권까지 내달렸다.

23일 로스앤젤레스 근교의 리비에라CC(파71)에서 열린 미국 PGA투어 닛산오픈(총상금 450만달러) 3라운드. 전날 2라운드에서 공동 12위에서 공동 5위로 뛰어오른 최경주는 버디 5개에 보기는 1개만 해 4타를 줄이며 중간합계 7언더파로 단독 3위에 자리했다.

11언더파의 단독 선두 찰스 하웰 3세(24)와는 4타차이며 2위 닉 프라이스(46·짐바브웨)를 불과 1타차로 쫓았다.

최경주는 “퍼팅이 아주 좋았고 드라이버와 아이언도 모두 잘 맞았다”며 “톱스윙에서 클럽 헤드의 움직임을 최소화하는데 신경을 많이 쓴 게 효과를 봤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대회 장소로 스승인 필 리츤을 모셔 흐트러진 스윙을 바로 잡는 특별 레슨을 받았던 게 주효했다는 얘기.

최경주는 시즌 개막전인 메르세데스챔피언십에 이어 올 들어 두 번째로 챔피언조에서 4라운드를 치른다. 최종 라운드를 생애 첫 선두로 시작하는 신예 하웰, 백전 노장 프라이스와 같은 조에 묶여 24일 오전 3시40분 역전 우승을 향한 마지막 승부를 가리는 것.

최근 3개 대회에서 2차례 컷오프 탈락한 슬럼프에서 탈출한 최경주는 새로운 전담 캐디 폴 후스코와 호흡을 맞추며 안정된 퍼팅 감각을 보였다. 이번 대회 들어 가장 적은 26개의 퍼팅수를 기록하며 스코어를 확 줄인 것.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306야드에다 그린 적중률이 72%로 높아진 대목도 상승세를 유지한 비결.

1번홀(파5) 버디로 기분 좋게 출발한 최경주는 정교한 퍼팅으로 6번(파3) 10번(파4) 11번홀(파5)에서 잇달아 버디를 낚은 뒤 15번홀(파4) 벙커샷 실수로 한 타를 까먹었다. 하지만 18번홀(파3)에서 4.5m 거리의 퍼팅을 버디로 연결, 깔끔하게 경기를 매듭지었다.

찰스 하웰3세

2주 연속 우승을 노린 타이거 우즈(미국)는 퍼팅 난조에 시달리며 버디 5개, 보기 5개, 더블보기 1개로 2오버파의 부진을 보여 중간합계 이븐파로 공동 28위에 처졌다. 닛산오픈에 5차례 출전해 무관에 그쳤던 우즈는 단독 선두에 11타나 뒤져 있어 우승은 사실상 물 건너가 이 대회와의 악연을 되풀이했다. 우즈가 한 대회서 2차례나 오버파를 친 것은 99년 이후 두번째이며 선두에 11타차 이상 뒤진 것도 지난해 5월 메모리얼 대회 이후 처음.

1번홀에서 티샷을 주차장으로 날려버리는 등 들쭉날쭉한 플레이를 펼친 우즈는 자신의 전담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에게 “18번홀에서 버디를 잡지 못하면 마지막 날에는 내가 캐디백을 매겠다”고 내기를 걸었으나 다행히 마지막 홀에서 한 타를 줄이며 망신은 피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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