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와 약사부부 초보 육아일기]<8>보건소 이용하기

  • 입력 2003년 1월 12일 1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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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승민이를 데리고 한 달에 두세 번은 보건소에 간다. 우선 승민이의 몸무게와 키를 재기 위해서다. 승민이가 얼마나 자랐나 확인하는 일은 나와 아내의 큰 즐거움이다. 보건소에는 ‘소아용 전자저울’과 ‘키 측정 자’가 배치돼 있어 언제라도 사용이 가능하다. 소아과에도 있지만 진료받을 일이 없을 때 가기에는 좀 쑥스럽지 않을까.

민이가 예방접종을 할 때도 보건소를 이용한다. 보건소에서 예방접종은 대부분 무료이고 유료인 경우도 소아과에서 맞는 것 보다 훨씬 저렴하다. 아기가 돌이 될 때까지 10번 정도 예방접종을 받는데 기본 접종을 보건소에서 하면 약 20만원 정도를 절약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보건소에 가는 가장 큰 이유는 시간 절약이다.

승민이를 데리고 보건소에 가는 날은 토요일 오전. 소아과 병원은 오전부터 붐벼서 한참을 기다려야 하지만 보건소는 그렇지 않다. 접수하고 의사에게 진료를 받은 뒤 아기에게 이상이 없으면 곧장 주사를 맞힐 수 있다.

보건소에서 한 달에 두세 번씩 열리는 모자 보건 교육에 참여해서 육아 실습을 해보는 것도 예비부모에게는 유용한 경험이 될 것이다.

내는 아기 목욕법과 수유법, 아기 마사지 강의 등을 들었는데, 직접 인형이나 아기를 데리고 실습하기 때문에 육아책에서 그림으로 이해하는 것보다 훨씬 도움이 됐다고 한다.

임신 중에 보건소에 가도 여러 가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임신 반응 검사와 풍진, 기형아, 초음파, 구강 검사 등이 임신 7개월까지 무료다. 임신 20주 이상이면 철분제를 지원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출산 준비, 산후관리, 라마즈 분만법에 관한 강의를 들을 수 있다.

우리가 보건소의 단골이 된 것은 공교롭게도 보건소까지 걸어서 5분 정도인 아주 가까운 거리 때문이었다. 계속 다니다 보니 생각보다 모자보건 프로그램이 잘 갖춰져 있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보건 강좌가 평일 낮시간 대에만 열려서 아내 같은 직장인 엄마의 경우 출산 휴가 기간이 아니면 이용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직장인 부부들을 배려해 강의가 토요일에도 열리기를 희망해본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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