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주희정 전희철 “어디 갔나?”

  • 입력 2002년 12월 20일 17시 55분


“(주)희정이가 두 자리수 득점만 했어도….”

18일 삼성 썬더스와 LG 세이커스전이 끝난 뒤 삼성의 한 직원이 한숨을 내쉬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경기는 LG가 초반부터 내내 10점차로 리드한 가운데 삼성이 두 차례나 3∼4점 차까지 추격하며 역전을 노렸던 접전. 하지만 삼성은 끝내 LG의 벽을 넘지 못했다. 삼성 벤치에서 침묵한 주희정(3점)의 슛을 못내 아쉬워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시즌까지 주희정은 평균 10.6득점으로 많지는 않지만 빠른 돌파를 앞세워 박빙이나 위기의 순간에 천금같은 점수를 뽑아냈다. 올 시즌 들어서는 평균 6.7점으로 97∼98시즌 데뷔이래 최악의 성적.

가장 큰 원인은 서장훈의 가세. 스피드가 떨어지는 서장훈을 중심으로 플레이가 돌아가다 보니 공이 골밑의 서장훈에게 넘어간 뒤에는 빠른 패스와 돌파가 주특기인 주희정은 할 일이 없어진다. 또 외곽에서 슛 찬스가 나더라도 외곽슛 능력이 떨어지는 주희정에겐 ‘그림의 떡’.

2002∼2003시즌이 중반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제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선수는 주희정만이 아니다. ‘한국 최고의 포워드’로 평가받는 전희철과 KCC 이지스간의 조합도 여전히 아귀가 맞지 않고 있다.

지난 시즌 동양 오리온스의 우승을 이끌었던 전희철은 이적 뒤 한동안 신선우 감독의 토털농구에 적응하지 못했다. “익힐 패턴이 너무 많고 순간적인 작전의 변화도 적응이 쉽지 않다”는 것이 전희철의 말.

또 부산아시아경기 출전으로 소속팀에서의 훈련기간이 부족해 동료들과의 호흡도 제대로 맞지 않았다. 이 바람에 평균 17.5점 5.1리바운드를 챙기던 활약도 올 시즌 들어 11.4점 3.5리바운드로 떨어졌다.

한편 침착성과 치밀함이 떨어지는 김승기(TG 엑써스)나 1m98, 92kg의 체격을 가지고도 슈팅 가드처럼 외곽을 맴도는 이한권(SK 나이츠)도 팀과 겉돌기는 마찬가지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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