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모든 것은 브랜드로 통한다´

  • 입력 2002년 12월 6일 17시 35분


◇모든 것은 브랜드로 통한다/박재항 지음/240쪽 8500원 사회평론

가짜가 판치는 현실이 나라에서도 갑갑했던 모양이다. 국세청에서는 ‘가짜 상품’ 전시회를 열어 가짜와 진짜를 구분하는 법을 국민에게 가르치고 있다. 가짜 캘러웨이 골프채, 가짜 헤네시 코냑, ‘짝퉁’ 루이뷔통 가방….

사실 가짜 캘러웨이로도 공을 칠 수 있다. 가짜 헤네시 코냑을 마셔도 취하기는 마찬가지다. 물론 ‘품질’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기본적인 기능에는 문제가 없다.

가짜와 진짜의 차이는 상품 자체의 문제가 아니다. 가짜는 진짜의 ‘브랜드’를 모방한 제품이다. 소위 명품으로 분류되는 상품은, 실은 제품을 판매한다기보다 그 브랜드를 판매한다고 보는 것이 옳다.

현대는 ‘브랜드 전쟁’ 시대다. 저자는 이런 전쟁의 최전선에 서 있다. 제일기획 미주 법인에서 삼성의 브랜드 마케팅을 담당하면서 보고 느낀 브랜드 전쟁을 풀어놓았다. 주로 미국을 무대로 한 브랜드 전략, 전술에 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브랜드 마케팅 실무자가 쓴 브랜드 이야기라고는 하지만 실무자의 시각이 반영된 분석이 적은 것이 아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획과 소재가 주는 재미는 상당히 크다. 일상의 현대인이 부지불식간에 접하는 브랜드의 속내를 파고든 점이 관심을 끈다.

노키아는 ‘25년 브랜드 플랜’을 시행하며 휴대전화 업계의 선두주자로 나섰다. 하이네켄과 버드와이저는 각각 녹색과 갈색인 맥주병의 색깔을 부각시키며 (실은 상대 맥주병 색깔을 깎아내리며) 치열한 시장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롤링 스톤스와 마이클 잭슨은 저자가 말하는 팝송의 대표 브랜드다. 저자는 이들의 비교를 통해서도 브랜드의 본질을 추적해 낸다.

이렇듯 ‘브랜드 코드’라는 만화경을 통해보는 세상은 전혀 새롭다. 저자가 ‘브랜드’로 규정하고 분석을 시도한 대상의 범위는 매우 넓다. 1부에서는 ‘정석대로’ 기업들의 브랜드 전쟁에 대해 기술했지만 2부에서는 미국 팝송 문화에 숨어있는 브랜드를 탐구하고 있다. 3부는 세계의 대표 브랜드인 ‘브랜드로서의 미국’을 분석하고 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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