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한국의 조던’ 트리밍햄

  • 입력 2002년 12월 2일 18시 01분


“팀 덩컨이 내 친구야. 버진아일랜드에서는 내가 덩컨 다음으로 유명해.”

“내가 호주에서 뛸 때 다들 날 ‘호주의 마이클 조던’이라고 불렀어.”

SK 나이츠의 리온 트리밍햄(31·사진)이 처음 한국에 왔을 때 팀 동료들과 취재기자들에게 자신을 소개한 말이다.

던컨은 미국프로농구(NBA)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간판 스타이자 NBA 최정상급 포워드. 그런 던컨과 자신을 동급에 놓고 비교를 하니 누가 그 말을 믿을 수 있었을까.

그러나 그의 말은 사실이었다. 아니 곧 믿을 수밖에 없었다. 2002∼2003시즌 개막과 함께 내 외곽에서 엄청난 스피드와 폭발적인 탄력을 앞세워 상대 선수들의 입을 벌어지게 만들었기 때문. 서른을 넘긴 나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파워도 만만찮았다.

당장 팬이 생겼다. 현대 걸리버스(현 KCC 이지스) 코치 시절 역대 용병 중 최고라는 조니 맥도웰(현 SK 빅스)을 이끌고 정규리그 3연패를 달성했던 박종천 KBS스포츠 해설위원이 대표적이다.

박 위원은 “트리밍햄은 용병으로서 갖춰야 할 공격, 수비 스타일과 볼 센스를 완벽하게 갖춘 선수”라며 “인사이드에서의 몸놀림이 좋은 데다 특히 중장거리슛까지 갖추고 있어 한국 프로농구 스타일에 꼭 맞는 선수”라고 극찬했다.

박 위원의 판단으로는 지난 시즌 용병 최우수선수(MVP)상을 수상했던 마르커스 힉스(동양 오리온스) 못지 않다는 것. 한마디로 올 시즌 국내에서 뛰고 있는 용병 중 최고라는 평가.

트리밍햄이 보기에 힉스는 어떨까. 1라운드 첫 만남에서 판정패한 뒤 2라운드 승리로 설욕한 트리밍햄은 “내가 힉스보다 더 빠르고 힘이 세다”며 “힉스가 지난 시즌 한국 최고의 선수였다는 것을 알지만 내 앞에서는 쉽게 득점하지 못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트리밍햄의 단점이라면 인사이드 공격시 힘있는 선수들에게 밀린다는 점. 그러나 정확한 슛과 탄력으로 이를 만회하고 있다.

트리밍햄의 목표는 자신의 이력에 3번째 우승기록을 추가하는 것. 미국 브리어 클리프대학 졸업 뒤 곧바로 호주프로리그에 진출했던 트리밍햄은 94년 득점랭킹 2위와 리바운드 5위로 ‘베스트 5’에 선정된 뒤 다음 시즌에도 득점 3위, 리바운드 5위에 오르며 ‘호주의 마이클 조던’이란 찬사를 받았다. 또 98년 베네수엘라와 2001년 푸에르토리코에서도 소속팀에 우승을 안겼다.

트리밍햄은 2일 현재 경기당 득점 27.59점과 2.65개의 가로채기로 두 부문 1위에 올라 있고 리바운드 10위(10.12개) 블록슛 5위(2.12개)의 고른 활약을 펼치고 있다.

◇리온 트리밍햄(SK 나이츠)은

△출생=1971년 1월2일생 미국령 버진아일랜드 생

△신체조건=1m99, 105kg

△발 사이즈=320㎜

△활동 리그=호주(94,95년) 독일(95∼96) 베네수엘라(98년,2002년) 일본(98∼99) 아르헨티나(99∼2000,2000∼2001) 푸에르토리코(2001년)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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