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 제대로 보기]5%이상 지분매입 공시는 주가상승 신호탄

  • 입력 2002년 11월 28일 17시 51분


주금 가장납입 혐의로 대표이사가 구속된 디에이블과 관련해 28일 2건의 공시가 나왔다.

최대주주이자 이사인 K씨가 전날 보유주식을 장내 매각하면서 지분변동을 보고할 의무가 생긴 것.

규정상 지분을 5% 이상 갖고 있는 ‘5% 이상 주주’는 지분이 1% 이상 늘거나 줄어들 경우 이 사실을 5일 안에 공시해야 한다. 다만 경영권 장악에 뜻이 없는 기관투자가는 다음달 10일까지 공시하면 된다.

또한 10% 이상 지분을 갖고 있는 ‘주요 주주’나 해당기업 임원들은 단 1주라도 변동이 생기면 다음달 10일까지 보고해야 한다.

두 가지 공시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이나 증권거래소, 코스닥증권시장의 홈페이지에서 조회할 수 있다. 체크단말기나 각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에는 제공되지 않는다.

K씨는 26, 27일 무려 52만4640주(전체 주식의 15%)를 장내에서 팔아 지분을 9월 말 17.29%(특수관계인 포함 18.79%)에서 28일 2.71%(3.3%)로 낮췄다.

최대주주가 지분을 일시에, 그것도 장내 매도로 털어 내는 것은 아주 이례적인 일이다. 경영권 이양은 보통 장외 매각이나 블록 트레이딩(미리 가격과 물량을 약속한 뒤 동시효과 시간에 거래)으로 이뤄지는 게 보통이다. ‘장내에서 때리는’ 것은 침몰하는 배에서 선장이 가장 먼저 바닷물로 뛰어내리는 격.

5% 이상 지분매입 공시는 주가 상승의 신호탄이 되는 때가 많다.

특히 매입 목적이 단순한 투자가 아닌 ‘경영 참여’일 때는 적대적 인수합병(M&A) 의지가 있다는 뜻이다.

중소형주의 지분을 기관이 5% 이상 사들인 경우 주가는 의외로 잘 안 올라간다. 다른 기관이 ‘남 좋은 일은 못 하겠다’는 심보로 철저히 외면하고 개인들도 차익실현 시점에 주가급락 위험이 있다는 점을 알기 때문이다.

▼디에이블 관련 2건의 공시▼

1.임원 및 주요 주주 소유주식 보고서

①발행회사에 관한 사항

②보고자에 관한 사항:이사 ○○○

③주식소유 상황(지분)

-직전 보고서 제출일(2000년 11월 30일):31.13%

-이번 보고서 제출일(2002년 11월 27일):2.71%

-증감:-28.42%

-사유: 장내매도

2.주식 등의 대량보유(변동) 보고서

④보고자에 관한 사항:이사 ○○○

⑤보유주식 등의 보유비율

-직전 보고서 작성기준일(2000년 11월 20일):

○○○과 특수관계인 8명 33.86%

-이번 보고서 작성기준일(2002년 11월 28일):

○○○과 특수관계인 8명 3.30%

-증감:-30.56%

⑥보유목적 또는 변동사유:자기주식 매도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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