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저밀도아파트 서민엔 ‘꿈’

  • 입력 2002년 10월 23일 17시 56분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마련한 서울 저밀도지구의 ‘소형평형 의무비율’이 정작 서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서울 저밀도지구는 5층 이하 아파트로만 구성된 △청담·도곡지구 △잠실지구 △반포지구 △화곡지구 △암사·명일지구.

건설교통부와 서울시는 이들 5대 저밀도지구를 재건축할 때 전용면적 18평 이하 소형아파트를 20% 이상 확보하도록 조치했다.

문제는 재건축조합과 건설회사들이 사업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소형 평형 분양가를 높게 책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 조합원들이 내야 할 건축비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일부 지역에서는 3억5000만원이 넘는 20평형대 아파트도 나올 전망이다.

▽내년 1월부터 1359가구 분양〓저밀도지구 가운데 일반 분양이 가시권에 들어온 곳은 화곡1주구(住區), 도곡 주공아파트, 영동 주공아파트, 잠실 주공4단지다. 내년 상반기까지 1359가구가 나온다.

KAL, 세은, 세림아파트 등으로 구성된 화곡1주구는 기존 1943가구를 2198가구로 다시 짓는다. 일반인에게 돌아가는 몫은 255가구. 분양 시기는 내년 1월이며 평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소형 평형 위주로 공급될 전망이다.

도곡 주공은 10, 13평형 2450가구를 27∼77평형 2968가구로 재건축한다. 현재 세부 계획을 조정중이다. 77평형을 없애고 66평형을 넣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조합원들이 대부분 큰 평형을 원해 일반 분양분(518가구)은 대부분 27평형에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인근 영동 주공은 1단지와 2단지에서는 일반 분양분이 없다. 대우건설이 시공하는 3단지에서 38가구가 예정돼 있다.

잠실 4단지는 17평형 2130가구를 허물고 26∼50평형 2678가구로 재건축할 계획이다. 26평형에서 536가구, 나머지 평형에서 12가구에 비(非)조합원이 청약할 수 있다.

▽평수는 소형, 가격은 중대형〓분양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강남권 저밀도지구에서는 평당 1100만원은 넘는다는 게 조합측 설명. 잠실 4단지 김영길 조합장은 “26평형이 평당 1100만∼1200만원 선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곡 주공이나 영동 주공은 이보다도 높을 것이라고 부동산업계는 관측한다. 시공사 관계자는 “평당 1300만원을 웃돌 가능성도 높다”고 귀띔했다. 계산대로라면 도곡 주공 27평형(전용면적 18평) 3억5100만원에 이르는 셈이다. 강북지역 40평형대 값이다.

소형 평형이 늘수록 사업이익이 적어지기 마련. 평당 분양가가 대형 평형보다 낮기 때문이다. 사업이익이 줄면 재건축 조합원들이 내야 할 건축비가 늘어난다.

결국 각 조합은 정부가 소형 평형 의무비율을 강요하자 소형아파트 분양가를 높이는 쪽으로 손실을 만회하려고 하는 것이다.

도곡주공아파트 관계자는 “새로 짓는 아파트에 소형 평형을 포함시키긴 했지만 정작 서민들이 3억원이 넘는 전용면적 18평짜리를 분양 받을지는 의문”이라고 털어놨다.

▽지분투자도 어려워〓그렇다고 해서 서민들이 일반분양 대신 재건축 조합원들이 갖고 있는 아파트를 산다는 것도 만만치 않다.

부동산뱅크가 이달 초 도곡주공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수익률 분석에 따르면 13평형을 지금 사서 새 아파트 34평형에 입주한다면 도리어 손해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13평형 시세는 7억원. 34평형을 배정 받으려면 추가로 2608만원을 내야 한다. 무이자로 제공받는 이주비 1억원을 감안해도 입주 때까지 이자비용을 포함하면 총 8억5118만원이 든다.

반면 인근 삼성래미안 34평형 매매가(현재 6억∼6억5000만원)가 매년 7%씩 올라준다고 해도 3년 뒤 7억∼7억6600만원에 그친다.

서울 저밀도지구 일반분양 아파트

위치

아파트

평형

총 가구수

일반분양 가구수

분양 시기

시공사

강서구

화곡지구

1주구(KAL, 세은, 세림,

내발산주공아파트 등)

23

515

255(평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음)

내년 1월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한진중공업

32

584

33

493

39

334

47

272

강남구

청담·

도곡지구

도곡주공아파트

27

596

518

내년 2월

현대건설

쌍용건설

LG건설

34

914

-

42

1006

-

50

386

-

62

44

-

77

22

-

강남구

청담·

도곡지구

영동주공 1단지

25

722

-

-

삼성물산

32

328

-

영동주공 2단지

24

532

-

-

대림산업

32

312

-

영동주공 3단지

24

380

38(평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음)

내년 5월

대우건설

30

358

송파구

잠실지구

주공 4단지

26

536

536

내년 2월

삼성물산

LG건설

34

1012

12(평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음)

43

678

50

452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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