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디마르코 ‘꽈배기 그립’ 위력

  • 입력 2002년 10월 20일 17시 57분


크리스 디마르코가 3라운드 12번홀에서 아이언으로 티샷을 한 뒤 날아가는 공을 주시하고 있다.
크리스 디마르코가 3라운드 12번홀에서 아이언으로 티샷을 한 뒤 날아가는 공을 주시하고 있다.
크리스 디마르코(34·미국)는 ‘필드의 기인’. 평소 악어가 그려진 밴을 몰고 다녀 동료들로부터 ‘사이코’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퍼팅 그립도 특이하다. 왼손은 보통사람처럼 잡지만 오른손은 롱퍼터처럼 주먹을 쥔 상태에서 지면에 수직으로 샤프트를 움켜잡는 혼합형. 주말골퍼가 멋모르고 따라하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하지만 디마르코는 “퍼터를 꽈배기처럼 틀어쥐면서 짧은 거리의 퍼팅 실수가 줄어들었고 임팩트와 방향성이 나아졌다”고 큰소리. 실제로 디마르코는 올 미국PGA투어에서 퍼팅 랭킹 15위에 올라 있을 만큼 ‘사이코 그립’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꽈배기 그립’을 앞세운 디마르코가 미국PGA투어 디즈니클래식(총상금 370만달러)에서 이틀 연속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20일 플로리다주 레이크브에나비스타 디즈니골프장 팜코스(파72)에서 열린 3라운드. 올 피닉스오픈 우승 이후 시즌 2승째를 노리는 디마르코는 보기 없이 버디 3개로 중간합계 20언더파를 기록, 리더보드 꼭대기를 지켰다. 95년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디마르코에게 변칙 그립을 처음 가르쳤던 절친한 친구 스킵 켄달(미국)은 2타차 공동 2위.

‘탱크’ 최경주(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는 이날 드라이버 비거리가 평균 293.5야드로 늘어났지만 아이언샷의 그린적중률이 61%로 떨어지면서 버디 6개에 보기도 3개나 했다. 중간합계 13언더파로 전날 공동 14위에서 공동 21위로 내려앉았으나 공동 8위 그룹과는 불과 2타차여서 ‘톱10’ 진입의 희망은 남아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5타를 줄이며 합계 14언더파를 기록, 전날보다 10계단 뛰어오른 공동 13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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