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美증시 15~20% 더 떨어져야 반등"

  • 입력 2002년 10월 14일 18시 05분


“한국 기업들의 수익이 들쭉날쭉하기 때문에 기관투자가들도 장기투자를 하기 어렵지요. 주식시장의 급등락을 지켜줄 주체가 없습니다.” 미국의 디스커버리캐피털의 펀드매니저 데이비스 전(40·사진)은 최근 랜드마크투신운용이 개최한 세미나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외국인의 일시적 매도로 주식시장이 요동칠 때 장을 떠받쳐줄 기관투자가의 힘이 약하다는 것. 디스커버리캐피털은 25억달러 규모로 절대수익률을 추구하는 헤지펀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펀드매니저는 “한국 기업들의 성장성은 뛰어나고 주가는 저평가됐다”며 “한국 증시는 세계 어떤 시장보다도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세계 증시의 조정은 상당히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미국의 성장 엔진이 꺼졌고 대부분 국가의 성장성도 과거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전 펀드매니저는 “미국 증시는 앞으로 15∼20% 더 하락하거나 현재의 수준이 유지된다면 상당히 오랜 시간을 버텨내야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런 변혁기에는 대규모 자금 이동이 있는 만큼 일부 업종은 도약의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선 주식시장이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이 이전처럼 시장수익률을 웃도는 ‘상대수익률’에 만족하지 않고 ‘절대수익률’을 요구하게 됐으며 이에 따라 헤지펀드 등으로 시중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것.

그는 “한국은 제조업에 비해 금융업이 특히 낙후돼 있다”며 “풍부한 시중자금을 끌어오려면 투자요구에 맞는 다양한 신상품이 개발되고 정부도 이를 허용해야한다”고 말했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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