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학기 대입 수시모집에 합격한 고3 학생이다. 남보다 대학에 먼저 들어갔기 때문에 어려운 입시관문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이점이 있지만 수능시험철이 다가올수록 힘들어지는 건 수험생 못지않다. 수능을 코앞에 둔 친구들 옆에서 마냥 놀고 있는 것도 눈치가 보이고, 졸지에 친구들에게 부러움과 질투의 대상이 된다. 시험에 대한 부담감에서 벗어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어도 주변 여건상 그렇게 할 수가 없다. 학생이라는 신분 때문에 제한되는 것이 많고 학교에서 정규수업을 받기 때문에 학과공부를 소홀히 할 수도 없다. 대학에서 우수한 인재 유치를 목적으로 작년부터 실시된 수시모집이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는데도 대학당국과 고등학교에서는 아무런 대책 없이 수수방관하고 있다. 학생 개개인의 특기와 자질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해 수시모집의 본 취지를 살려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