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女응원단 ˝눈에 확 띄네˝

  • 입력 2002년 9월 29일 18시 26분


28일 창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남자축구 북한-홍콩전에서 미모의 북한 응원단원들이 환한 표정으로 노래를 부르며 응원하고 있다.부산〓특별취재반
28일 창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남자축구 북한-홍콩전에서 미모의 북한 응원단원들이 환한 표정으로 노래를 부르며 응원하고 있다.부산〓특별취재반

“통∼일조국, 짝짝짝 짝짝.”

“잘한다. 잘한다. 우리 선수 잘한다.”

북한과 홍콩의 부산아시아경기대회 남자축구 F조 첫 경기가 열린 28일 창원종합운동장에서는 남과 북이 하나되는 함성이 우렁차게 울려 퍼졌다.

이날 오전 부산 다대포항을 통해 들어온 북한 응원단 300여명이 경기장을 찾아 열띤 응원전을 펼쳤고 북한 선수단 서포터스인 남측 ‘아리랑응원단’ 1000여명이 이들과 하나가 되는 멋진 장면을 연출했다.

경기시작 15분 전인 오후 6시45분. 북한 응원단이 경기장에 모습을 보이자 관중은 우레와 같은 함성과 박수로 환영했다. 북한 응원단은 밝은 모습으로 “반갑습니다”를 외치며 본부석 오른쪽 스탠드에 자리를 잡았고 ‘딱딱이’를 열렬히 흔들며 환호했다. 이들은 멋진 플레이가 나오면 “잘한다. 잘한다. 우리 선수 잘한다”를 ‘3-3-7리듬’에 맞춰 응원전을 펼쳤다. 또 취주악대는 ‘반갑습니다’ ‘휘파람’ ‘우리는 하나’ ‘응원가’ ‘아리랑’ ‘고향의 봄’ 등을 연주하며 관중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일반응원단과 취주악대, 그리고 율동과 지휘를 맡은 리더그룹 등으로 나눠진 북한 응원단은 대부분 20세 전후의 젊은 여성들로 구성됐으며 한결같이 빼어난 미모를 과시했다.

이들은 관중의 박수를 받으며 “고맙습니다, 반갑습니다”를 연발했고 “부산 인민들이 우리를 열렬히 환영해주니 너무 기분이 좋다. 통일을 위해 북남이 열심히 일해나가자”고 말하기도 했다.

북한 응원단과 반대편 대각선쪽에 자리를 잡은 아리랑응원단도 한마음으로 응원했다.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을 반갑게 맞은 아리랑응원단은 통일을 염원하는 각종 문구를 그려넣은 플래카드와 깃발 등을 흔들며 열띤 응원전을 전개했다.

아리랑응원단은 월드컵 때 전세계를 감동시킨 ‘대∼한민국’ 구호를 ‘통∼일조국’으로, ‘오∼필승 코리아’를 ‘오∼피스 코리아’로 바꿔 외쳤다. 또 ‘우리의 소원은 통일’, ‘반갑습니다’ 등 남북이 하나되기를 기원하는 노래를 불렀다.

남과 북은 파도타기로 하나가 되기도 했다. 아리랑응원단이 파도타기를 시작해 북한 응원단에 이르자 북한 응원단은 일제히 일어나 파도타기에 동참했고 곧이어 직접 북한 응원단이 파도타기를 시작해 아리랑응원단쪽으로 보냈다.

남과 북의 응원단이 경기장에서 하나가 되고 2-1로 남자축구 첫 경기에서 승리한 북한 선수들이 아리랑응원단이 자리한 스탠드로 먼저 달려가 손을 흔들며 답례해 ‘하나된 남북’을 다시 한번 느끼며 남북이 함께 한 열띤 응원전은 막을 내렸다.

이날 선제골을 터뜨린 북한축구팀의 한성철은 “남북한 7000만 전인민이 지켜보고 있는 것 같아 신심을 다해 뛰었다. 역사적인 날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들 남과 북의 응원단은 29일 북한-아랍에미리트 농구경기가 열린 금정체육관에서도 하나가 돼 북한의 선전을 목청껏 외쳤다. 또 300여명은 개회식에도 참가해 한복 차림으로 본부석 오른쪽 하단에 자리를 잡고 인공기를 흔들며 대회 개막을 축하, 6만여 관중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창원·부산〓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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