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증시]日 증권스타들 ‘튀는 아이디어’

  • 입력 2002년 9월 11일 18시 14분


10년 불황에 허덕이는 일본에서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급성장하는 증권사와 투자신탁회사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 회사는 고객의 욕구에 맞는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 눈부신 성장을 이룩했다.

1999년 8월24일 탄생한 사와카미펀드가 대표적이다. 설립자는 스위스계 은행의 일본 현지법인 사장 출신인 사와카미 아쓰토(61).

98년 자본금 1억엔(약 10억원)으로 사와카미투자자문을 세운 뒤 샐러리맨을 부자로 만들어 준다며 이 펀드를 만들었다. 설립 당시 487명 16억2800만엔이었던 펀드는 8월 말 현재 가입자 3만2669명, 자산총액 355억4000만엔으로 늘었다. 가입자의 99.8%가 샐러리맨이며 1인당 108만엔을 맡기고 있다. 매달 일정금액을 내는 적립식이 60%에 이르고, 주식투자 경험이 없는 사람이 40%다. 개인(샐러리맨)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기관투자가가 거액을 맡긴다고 해도 거절한다.

이에 비해 스팍스투자신탁은 돈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헤지펀드 방식으로 운용해 인기를 끌고 있다. 자본금 11억4060만엔, 종업원 65명에 불과하지만 예탁자산은 3878억엔(6월 말)에 이른다. 작년에 영업이익 48억506만엔, 당기순이익 8억8227만엔을 올렸다.

2001년 12월 자스닥에 상장돼 올 5월23일 주가가 401만엔까지 올랐다. 지금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앞으로 3년간 주당순이익(EPS)이 연평균 47.0%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적정주가는 300만엔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마쓰이증권은 마쓰이 미치오 사장(49)의 ‘파괴경영’으로 ‘빅4’에 올랐다. 95년 사장에 취임한 그는 ‘가부토초(일본 증권가)의 에일리언’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마쓰이 사장은 “은행 증권 보험업계는 대장성이 기른 돼지와 노예”라고 혹평하며 예탁금이용료율 0%(96년) 장외주식 위탁수수료율 50% 인하(97년) 온라인 증권거래 최초 도입(98년) 등 혁신을 일으켰다.

그 결과 87년 100개 증권회사 가운데 99위였던 마쓰이증권은 현재 노무라 다이와 닛코에 이어 4위로 올라섰다. 사원 200명밖에 안 되는 회사가 사원 8000명의 대형 증권사와 겨루게 된 것이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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