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후보 측근등 10여명 계좌추적…병역의혹 관련

  • 입력 2002년 9월 9일 18시 13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의 장남 정연(正淵)씨의 병역면제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특수1부가 4일 이 후보의 측근 인사인 이형표(李亨杓·55)씨의 예금계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계좌추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9일 밝혀졌다.

이씨는 이 후보가 대법관이던 80년대 이 후보의 비서로 첫 인연을 맺은 뒤 이 후보의 변호사 시절에는 사무장을 맡았다. 이어 이 후보가 감사원장, 총리로 재직할 때 비서 역할을 담당했으며 현재는 이 후보 후원회 사무국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검찰은 정연씨가 병역면제 판정을 받았던 91년 2월을 전후한 시점에 이씨의 계좌에서 뭉칫돈이 빠져나간 흔적이 있는지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씨는 “86년 무렵부터 이 후보를 모셔왔지만 그런 일(병역문제)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고 비서관의 업무와 무관한 일”이라며 “검찰이 조사를 하겠다고 해도 아는 게 없으므로 출두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김대업(金大業)씨는 전 국군수도병원 부사관 김도술씨가 이 후보의 부인 한인옥(韓仁玉)씨에게서 2000만원을 받고 정연씨 병역면제에 개입했다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검찰에 제출했다.

검찰은 이날 정연씨가 91년 2월 군 입대 신체검사를 받았던 국군춘천병원의 부사관 이모씨와 군무원 윤모씨를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정연씨의 신검 절차가 정상적으로 이뤄졌는지와 정연씨의 병역면제와 관련해 청탁을 받은 적이 있는지 등을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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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검찰은 지난 주 김도술씨와 김대업씨, 김길부(金吉夫) 전 병무청장과 이들의 가족 등 50여명의 예금계좌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이 김 전 청장 등 40여명에 대한 영장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현재 김도술, 김대업씨와 이들 가족 등의 자금거래 상황을 조사중이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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