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소강배 만든 代父 민관식-소강배로 뜬 스타 이형택

  • 입력 2002년 8월 30일 17시 54분


민관식 대한체육회 명예회장(오른쪽)이 한국테니스의 간판스타 이형택과 이야기를 나누며 활짝 웃고 있다. /권주훈기자 kjh@donga.com
민관식 대한체육회 명예회장(오른쪽)이 한국테니스의 간판스타 이형택과 이야기를 나누며 활짝 웃고 있다. /권주훈기자 kjh@donga.com
맹자는 군자의 세 가지 즐거움 가운데 하나로 ‘천하의 영재를 얻어 교육시키는 일’을 꼽았다.

민관식(84) 대한체육회 명예회장은 30일 이런 기쁨을 새삼스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자신의 아호를 딴 소강(小崗)배 전국 남녀중고테니스대회 출신으로 어엿한 한국 최고의 테니스 스타로 성장한 이형택(25·삼성증권)이 서울 한남동 중산육영회 사무실을 방문했기 때문.

이형택은 다음달 2일 소강배 대회 개막을 앞두고 모처럼 민 명예회장에게 인사를 왔다.

민 명예회장은 “요즘은 좀 시원찮은 것 같아. 어디 아픈 것은 아니지”라며 이형택을 반갑게 맞았다. 이형택이 “건강은 어떠세요”라고 묻자 “테니스 한판 붙어볼래”라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이형택에게 소강배는 각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춘천 봉의고 2학년 때인 1992년 20회 대회에서 고교 입학 후 처음으로 팀을 정상으로 이끌며 대성할 자질을 인정받았다. 이형택은 이듬해인 1993년 대회에서는 2연패를 맛보기도 했다.

“서울 대구 같은 대도시 학교가 우승을 휩쓸던 시절이었는데 까무잡잡한 강원도 촌놈이 어찌나 공을 잘 치던지….” 이형택의 가정환경까지 속속들이 기억하고 있는 민 명예회장도 당시를 떠올리며 잠시 옛 생각에 잠겼다.

테니스 애호가인 민 명예회장이 1973년 처음으로 시작한 소강배는 이처럼 이형택 같은 유망주를 발굴해오며 최고 권위와 규모를 자랑하는 학원 스포츠 대회로 자리잡았다. 테니스 국가대표 출신 치고 소강배를 거치지 않은 선수는 거의 없을 정도.

올해는 뜻깊은 30회를 맞아 전국 65개교 500여명의 선수가 출전해 서울 올림픽코트에서 우승을 다툰다. 어린 학생들에게 팀워크를 강조하기 위해 4단식1복식의 단체전만 치르는 것도 소강배 만의 특징. 민 명예회장은 이형택에게 “오늘 만남을 계기로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하라”며 당부했고 이형택은 개회식 때 다시 뵙겠다고 약속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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