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피플]45년 건설 외길 홍승극 신일건업회장

  • 입력 2002년 8월 27일 19시 12분


‘근검’ ‘성실’ ‘내실경영’ ‘장인정신’

자수성가형 경영자들을 특징짓는 몇 가지 키워드이다.

한국 건설업체의 업계 서열을 매기는 기준인 건설도급 순위 56위에 랭크된 중견업체인 신일건업의 홍승극(洪承克·사진) 회장도 예외는 아니다.

고희(古稀)의 나이에도 일주일에 두세 번은 ‘운동 삼아’ 아파트 건설 현장을 찾는다.

몇 년 전 뇌중풍으로 쓰러진 뒤 위험하다는 주위의 만류가 많았지만 막무가내였다.

홍 회장이 아파트 현장을 방문하면 현장소장은 단단히 혼날 각오를 해야 한다.

현장 근로자들이 잔뜩 준비한 곳은 그냥 지나치고, 숨기고 싶어하는 곳만 족집게처럼 둘러보기 때문이다.

1957년 건설업에 뛰어든 뒤 45년간 한눈 한 번 팔지 않고 건설업에만 매달려온 홍 회장의 노하우에서 비롯된 결과다.

이같은 노력으로 신일 아파트 브랜드는 별다른 홍보 없이도 꽤 알려져 있다.

“경기 의정부시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인지도가 한국의 내로라하는 대형 건설업체에 뒤지지 않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분양권의 웃돈이 대형업체보다 비쌉니다.”

이제는 회사를 좀 더 키우기 위한 적극적인 홍보나 영업활동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부추김에 홍 회장은 언제나 손사래를 친다.

“조금 잘 나간다고 무리했던 건설업체들이 모두 망했다. 업체가 망하면 소비자가 최대 피해자다. 평생을 모은 돈을 억울하게 날릴 순 없다”는 신념 때문이다.

대신 내실을 채우는 데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무리한 개발사업은 최대한 자제하고 자금 부담이 큰 자체 사업보다는 관(官)공사 수주를 중심으로 회사를 운영해왔다.

그 결과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98년에도 은행에서 돈 한 푼 빌려 쓰지 않고 버텨낼 수 있었다.

“고객이 단순히 필요로 하는 건축물이 아니라 고객이 정말로 소망하는 건축물을 짓고 싶습니다.” 노익장을 자랑하는 홍 회장의 ‘꿈’이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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