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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8월 25일 18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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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선진국 시민들은 매주 이틀간을 공휴일로 즐긴다. 우리 정부도 노동계의 강력한 요구에 따라 주5일 근무제 입법을 준비 중이다. 노동계는 근무시간을 줄일 경우 삶의 질을 높일 수 있고 이는 생산성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반해 재계는 공휴일 수가 늘어남으로써 기업경쟁력이 떨어지고 그 결과 우리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반박한다.
▷최근 한 시민단체의 인터넷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대다수 시민은 주5일 근무제를 찬성하지만 도입 시기에 대해서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응답자 중 79%가 주5일제 도입에 찬성했다. 그러나 도입 시기에 대해서는 ‘올해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59%였고 ‘1∼2년 후’가 15%, ‘3∼4년 후’ 11%, ‘5년 이후’ 15% 등이었다. 또한 응답자의 대부분이 주5일 근무제 실시와 함께 우려되는 문제점으로 서비스 차질, 기업경쟁력 약화, 소득감소, 계층간 위화감 조성 등을 지적했다고 한다.
▷주5일 근무제가 대세인 이상 언젠가는 우리 근로자들도 매주 이틀간을 ‘홀리데이’로 즐기게 될 게다. 그렇지만 외환위기를 겨우 극복한 우리 사회가 주5일 근무제 시행으로 다시 사치와 향락문화에 빠져들고, 기업경쟁력이 약화되고, 계층간 위화감이 조성되어서는 곤란하다. 주5일 근무제 도입은 근로자들의 진정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현재 진행 중인 노사간의 치열한 주5일 근무 논쟁도 중요하지만 매주 이틀간의 공휴일을 보람 있게 즐길 수 있는 건전한 놀이문화와 공간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에 관한 건설적인 토론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우상 객원논설위원 연세대 교수·정치학
kws@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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