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거꾸로 가는 전남도의회

  • 입력 2002년 8월 22일 22시 15분


‘변화와 개혁’ ‘젊은 의회’ 등을 표방하며 지난달 1일 출범한 전남도의회가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멀쩡한 의장실을 뜯어 고치고 겉핥기식 현장 활동을 벌이는가 하면 예산절감을 위해 추진해 온 의원회관 반납도 지지부진해 개혁 의지가 실종됐다는 지적이다.

전남도의회는 의장실에 햇볕이 들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19일부터 의장실 개보수작업을 벌이고 있다.

보수비용은 1500여만원으로 의장실과 바로 옆 접견실 칸막이 벽을 철거하고 유리 칸막이로 대체하고 있으며 벽 판넬을 뜯어 내고 석고보드를 설치한 뒤 실크벽지로 도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도의회 관계자는 “의장실 환경개선이 시급하다고 판단해 쓰다 남은 직원휴게실 시설비 등으로 개보수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도의회 농림수산위원 9명은 적조 피해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13일 여수 앞바다를 찾았으나 적조 피해가 난 가두리양식장은 둘러보지 않고 피해 어민들도 만나지 않은 채기념사진만 찍고 돌아왔다.

또 예산 절감을 위해 의장단이 중심이 돼 추진해 온 의원회관 반납도 동참하는 의원들이 적어 지지부진한 상태다.

도의회는 전남도청 옆 남양빌딩 4, 5층을 2년 기한으로 9억1900만원에 임대해 의원회관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관리비 5억6400만원까지 포함하면 14억8300만원이 소요된다.

이에 따라 도의회는 당초 1개 층을 반납해 7억여원의 경비를 절감할 계획이었으나 현재 사무실을 반납한 의원은 10여명에 불과하다.

광주전남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 서정훈(徐政勳)사무처장은 “초선 의원들이 70%를 차지해도의회가 새롭게 변모하길 기대하고 있다”며 “그러나 구태를 답습하고 민의를 저버릴 경우 철저한 의정감시와 함께 항의방문 등 집단행동도 벌이겠다”고 말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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