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현대 ‘바스켓 여왕’ 첫 등극

  • 입력 2002년 8월 16일 17시 44분


전주원(오른쪽에서 두 번째)과 김영옥(왼쪽) 등 현대 선수들이 여자프로농구 여름리그 우승컵에 입을 맞추며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이훈구기자 ufo@donga.com
전주원(오른쪽에서 두 번째)과 김영옥(왼쪽) 등 현대 선수들이 여자프로농구 여름리그 우승컵에 입을 맞추며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이훈구기자 ufo@donga.com
현대 하이페리온이 지긋지긋한 ‘준우승 징크스’를 깨고 창단 이후 첫 챔피언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현대는 16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뉴국민은행배 2002여자프로농구 여름리그 챔피언결정 4차전에서 정규리그 1위 삼성생명 비추미에 79-69로 승리하며 3승1패로 챔피언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98년 여자프로농구 출범 이후 8개 대회에서 준우승만 4차례 차지했던 현대는 이날 승리로 첫 챔피언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고 챔프전에서 2연패의 수모를 안겼던 삼성생명 공포증도 말끔히 씻어냈다.

현대 우승의 ‘전도사’는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김영옥(15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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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우승 일등공신 김영옥

언제나 꾸준한 활약을 펼치는 김영옥의 진가는 위기상황에서 더욱 빛났다. 두 팀 모두 우열을 가리지 못한 채 백중세가 이어지던 3쿼터 중반 55-55 동점 상황. 수비하던 김영옥이 바짝 다가서며 공간을 허용하지 않자 시간에 쫓겨 슛을 던진 변연하의 공은 림을 맞고 튀어 나왔다. 김영옥은 곧이어 골밑으로 파고들며 레이업슛을 성공시킨 뒤 삼성생명 이미선이 슛을 던지기 직전 공을 잡아채 헬드볼 상황을 만들며 상대공격을 무산시켰다. 계속된 현대의 공격에서 골의 주인공은 역시 김영옥이었다. 전반까지 41-46으로 뒤지던 현대는 3쿼터 들어 원맨쇼에 가까운 김영옥의 활약을 앞세워 역전에 성공한 뒤 기회를 놓치지 않고 결국 우승컵을 안는 데 성공했다.

전반은 삼성생명이 주도했다. 전날 2차 연장까지 치른 탓인지 노장이 주축인 현대 선수들의 몸은 어느 때보다 무거워 보였다. 반면 삼성생명은 그동안 현대의 수비에 당한 만큼 갚겠다는 듯 압박수비를 펼치며 전반 한때 10점차까지 앞서 달아났다.

하지만 현대는 3쿼터 들어 다시 특유의 저돌적인 수비를 앞세워 삼성생명의 득점을 9점에 묶어 놓은 채 22점을 챙기며 63-55로 역전에 성공했고, 4쿼터 들어 마음이 바빠진 삼성생명의 연이은 실책을 즐기는 여유 속에 낙승했다.

올시즌 남자프로농구 KCC 이지스 코치에서 현대 사령탑으로 이적한 박종천 감독은 데뷔 첫 대회에 팀을 챔피언에 올리며 우수지도자상을 수상했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전 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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