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정인희/찢어진 태극기 마음 착잡

  • 입력 2002년 8월 15일 18시 30분


얼마 전 전북의 한 섬으로 휴가를 갔다가 서해안 폭풍주의보로 발이 묶여 있었다. 다행히 시간이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 배에 오를 수 있었고 언제 갈지 몰라 답답하던 가슴은 시원하게 뻥 뚫리는 듯했다. 하지만 마음 한 구석이 개운하지 않았다. 우리가 탄 여객선에 걸린 태극기의 귀퉁이가 찢긴 채 바람에 펄럭이고 있는 것이었다. 그것도 세로로 길게 찢겨 지저분했다.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대형 태극기를 우리 힘으로 관중석에 펼치며 “대∼한민국”을 외쳤던 기억이, 그 감동이 아직 생생한 데 찢긴 태극기의 모습은 정말 마음을 착잡하게 했다. 더욱이 외국인이 그 태극기를 보고 우리 대한민국을 어떻게 생각할지 의문이 들었다. 태극기는 우리의 얼굴이고 자존심이다. 월드컵까지 성공적으로 치른 이 시점에서 그렇게 찢긴 태극기를 방치하고 있는 모습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정 인 희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