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캐리 웹 “내 스타일은 정면승부”

  • 입력 2002년 8월 12일 18시 21분


캐리 웹(호주)이 브리티시여자오픈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턴베리AP연합
캐리 웹(호주)이 브리티시여자오픈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턴베리AP연합
‘여자 백상어’ 캐리 웹(27·호주)은 지난달 대회 2연패를 노렸던 US여자오픈에서 예선탈락의 수모를 맛봤다. 하지만 결코 ‘한물갔다’거나 ‘슬럼프에 빠졌다’는 평가는 나오지 않았다. 그의 플레이스타일은 한마디로 ‘모 아니면 도’이기 때문이다.

이는 12일(한국시간) 새벽까지 스코틀랜드 턴베리GC(파72)에서 벌어진 올 여자프로골프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2002브리티시여자오픈(총상금 15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도 여실히 증명됐다.

역전우승을 차지한 웹이 2타차로 단독선두를 달리고 있었던 16번홀(파4). 핀이 까다로운 위치의 그린 오른쪽에 꽂혀있어 조금만 벗어나도 그린을 에워싸고 있는 실개천으로 빠지기 십상이었다.

이런 경우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라면 안전하게 그린중앙을 겨낭했겠지만 웹은 돌아가지 않았다. 그는 곧바로 핀을 향해 두 번째 샷을 쐈다. 그런데 공은 그린을 맞고 튀면서 개천에 빠지기 직전 멈춰섰다. 적어도 1,2타는 까먹을 만한 위기상황을 맞았다.

하지만 그는 7m짜리 파퍼팅을 성공시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것이 바로 골프팬들이 웹의 플레이에 열광하는 이유다. 아직 2개홀이 남았지만 게임의 흐름상 사실상 승부가 가려진 순간이었다.

‘승부사’웹은 이렇듯 과감한 플레이로 최근 5년간 벌어진 19개의 메이저대회중 6승이나 차지했다. 메이저승부에서는 ‘빅4’중 나머지 3명을 앞서고 있다. 박세리와 줄리 잉스터(미국)가 메이저 4승, 소렌스탐은 메이저 2승을 기록.

한편 이미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웹은 이번 우승으로 ‘슈퍼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첫 선수가 됐다. 슈퍼 그랜드슬램은 지난 2000년까지 나비스코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 LPGA챔피언십 듀모리어클래식 등 4개 메이저대회를 모두 제패한 그랜드슬래머가 지난해 듀모리어클래식 대신 메이저대회로 승격된 브리티시여자오픈마저 우승하는 경우 붙이기로 한 타이틀. 웹은 또 미키 라이트(미국)이후 38년만에 처음으로 4년동안 매년 메이저타이틀을 차지한 선수로 기록되게 됐다.

올 2승(통산 33승)을 기록한 웹은 경기직후 “턴베리GC에서 유감없이 게임을 즐겼다. (남자)브리티시오픈이 이곳에서 열리는 동안 많은 위대한 챔피언이 탄생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처럼 대단한 코스에서 우승하는 것은 꿈이 이뤄진 것이나 다름없다”고 우승 소감을 말했다.

안영식기자 ysahn@donga.com

2002브리티시여자오픈 최종 성적
순위선수(국적)스코어상금(달러)
캐리웹(호주)-15273(66-71-70-66)23만6383
미셸엘리스(호주)-13275(69-70-68-68)12만9629
파울라마르티(스페인)-13275(69-68-69-69)12만9629
장정-11277(73-69-66-69)6만4528
박세리-9279(67-72-69-71)3만0120
(53)박지은+5293(73-69-71-80)4143
(61)김미현+9297(68-76-75-78)2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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