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50주년 맞는 변협, 법률시장 개방 앞두고 재도약 준비

  • 입력 2002년 8월 6일 18시 29분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는 대한변호사협회(정재헌·鄭在憲 회장)가 법률시장 개방과 ‘변호사 5000명 시대’를 앞두고 변화를 모색하기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법조계 3대 축의 하나인 변협이 추진 중인 주요 사업은 △변호사 공익활동 활성화 △각종 인권운동 강화 △변호사 징계 엄격화 △전문분야별 교육 강화 등이다.

이는 2005년으로 예정된 법률시장의 대외 개방 외에 변호사의 급증으로 인한 내부경쟁 심화, 법률서비스의 질적 향상 요구 등 시대적 과제에 부응해야 한다는 인식에 따른 것.

현대사의 ‘살아있는 증인’으로 민주화와 인권운동에 앞장서온 과거와는 달리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비판 때문이기도 하다. 공익적 성격은 퇴색하고 변호사 업계의 논리를 앞세우는 이익단체로 변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52년 7월27일 공식 출범한 대한변협은 ‘재야(在野) 정신’에 바탕을 둔 인권옹호와 군사독재정권으로부터의 사법권 독립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문민정부 출범 이후 변협의 목소리는 크게 줄어들었다. 법조비리 사건을 잇달아 겪으면서 신뢰성에도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에는 변호사 대회에서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탄핵 발언 등과 관련해 정치적 논란을 불러오기도 했다.

5년 뒤 변호사가 1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법조 브로커 양산과 변호사 자질 저하로 인한 법률서비스 피해 등도 변협이 해결해야 할 과제.

대한변협 하창우(河昌佑) 공보이사는 “전문분야 육성을 위한 교육, 징계를 통한 변호사 관리, 공익활동 강화 등을 통해 문제를 개선해 나가겠다”며 “인권옹호와 법치주의 실현을 위해 힘써온 변협 본연의 모습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변협은 19일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창립 50주년 기념식과 함께 제13회 ‘법의 지배를 위한 변호사대회’도 열 예정이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