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버스를 타고 갈 정도로 먼 거리가 아니어서 걸어서 통학하고 있는 학생이다. 그런데 등하교 길에 늘 얼굴을 붉히게 된다. 이유인즉 학교 주변에 우후죽순처럼 생기는 모텔, 나이트클럽, 단란주점들 때문이다. 더 참을 수 없는 건 길가에 잔뜩 뿌려진 야한 여자사진이 새겨진 명함이다. 명함을 너무 많이 봐서 이제는 업소 이름을 외울 정도다. 한 번은 학교 선배가 아침 일찍 등교하다 모텔에서 나온 어른에게 말로 성희롱을 당한 적도 있다. 학교에서 10분도 안 되는 곳이 이러하니 다른 곳은 더 심각할 것이다. 한창 성적 호기심이 왕성할 나이인데 이런 일들로 인해 아름답게 여겨야 할 성을 잘못 인식하게 되지는 않을까 두렵다.아무리 외부에서 유능한 강사를 모셔다 성교육을 한다 해도 환경이 이렇다면 허사일 뿐이다. 앞으로 이 길을 반년만 더 다니면 졸업하게 되지만 후배들이 아름다운 것만 볼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해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