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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8월 4일 18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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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군은 좁은 통로를 기어서 빠져 나오려다 팔다리에 생채기를 입고 눈 코 입만 간신히 물 밖으로 내민 채 물 속에 잠겨있으면서 저체온증으로 고생했지만 20일 건강한 몸으로 퇴원했다.
경기 동두천시와 인접한 양주군 은현면 봉암리 집에서 만난 윤군은 또래와 비슷한 체중 14㎏의 평범한 아이였다.
다만 지금은 어두운 곳을 싫어하고 들고양이 울음소리에 시달린 탓인지 “고양이가 울어”라고 잠꼬대를 한다고 했다.
“어린 녀석이 탈수현상을 일으키면서도 다행히 오염된 물을 아주 조금만 마셔 다른 큰 탈은 없다고 하더군요.”
부인과 함께 떡집을 하는 아버지 윤진국씨(33)는 어린 아들이 용케 터득한 생존 비결이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남다른 점이 있다면 끼니마다 밥 한 공기씩 꼬박꼬박 먹고 이틀에 한번씩 고기를 찾아 먹을 정도로 식성이 좋다는 거예요.”
10분 남짓 한눈을 팔았다가 결혼 4년 만에 어렵사리 얻은 외동아들을 잃을 뻔했던 어머니 김영실씨(30)는 22일 동네 떡잔치를 열어 주민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천운이라고 생각하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뿐입니다. 여러분들이 함께 걱정해주신 만큼 건강히 키우겠습니다.”
권재현기자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