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고수’ 게임캐스터 정소림씨 “게임계의 차범근”

  • 입력 2002년 8월 4일 17시 30분


게임전문 케이블방송 '온게임넷'의 게임 캐스터 정소림씨(30). 월요일 밤 9시 '니코엑스배 직장인 스타크래프트 리그'를 중계하는 정씨는 게임 중간 중간 선수들에게 '훈수'를 두며 '게임계의 차범근'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아 네, 지금 서플라이 디팟(Supply Depot)을 빨리 지어야 할 시점인데요. 시간이 없어요."

"좋아요, 매우 적절한 러시(Rush)에요."

직장인 리그에 참가하는 20∼30대 직장인들은 프로게이머와 달리 전문적인 훈련을 하지 않고 취미로 게임을 즐기기 때문에 정씨의 훈수 하나 하나에 귀가 번쩍 뜨인다.

정씨는 대학 졸업 후 1996년부터 프리랜서 리포터생활을 시작했다. SK텔레콤 사내방송, SBS EBS 등 지상파 방송의 현장 리포터를 거쳐 지난해 9월부터 게임캐스터로 변신했다. 낯선 분야였지만 '한다면 하는' 성격. 며칠씩 밤을 새워 스타크를 정복했고 최근에는 워크래프트3 디아블로 등 대작 게임을 섭렵 중.

'게임캐스터의 생명은 오직 실력'이라고 확신하는 정씨는 "캐스터가 게임을 모른다는 인상을 주면 시청자들이 중계를 외면한다"고.

퇴근 후에도 늘 '공부'(게임)에 매달리기 때문에 세 살 난 아들은 "엄마 공부 그만해, 나랑 놀아"라며 칭얼대기도 한다.

정씨는 "바쁜 리포터 생활을 하면서 좋아하는 게임을 할 시간이 없어 늘 불만이었는데, 요즘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있다"고 행복해했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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