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변연하, 국민銀 상승세에 찬물

  • 입력 2002년 7월 26일 18시 02분


삼성생명 비추미의 박인규 감독은 항상 여유가 넘친다. 한때 최고 스타플레이어 출신답게 얼굴에서 자신감과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이는 상대방에게까지 편안함을 줄 정도.

그러나 26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뉴국민은행배 2002여자프로농구 여름리그 국민은행 세이버스전을 앞두고 박 감독의 얼굴은 지나치다 싶을 만큼 굳어 있었다.

7연패 중이던 국민은행 연패 탈출의 희생양이 됐던 데다 국민은행이 이후 3연승의 급상승세를 타며 이전의 팀간 구도를 일거에 허물 만큼 강팀으로 변했기 때문.

이런 박 감독의 ‘적당한 긴장’이 약이 됐을까. 삼성생명은 내내 국민은행의 투지에 고전했지만 후반 들어 변연하(38점·3점슛 4개·사진)의 활약을 앞세워 86-80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삼성생명은 이날 승리로 8승3패를 기록, 2위 현대 하이페리온에 1경기차로 앞서며 1위를 굳건히 지켰다. 3연승 중이던 국민은행은 연승행진 마감.

전반 주도권을 쥔 팀은 국민은행이었다. 국민은행은 최근 상승세의 원동력인 선수들 간의 협력플레이가 이날도 위력을 발휘하며 각 포지션에서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한 삼성생명 선수들의 발목을 잡았다.

전반을 마쳤을 때는 국민은행이 47-41로 6점차 리드. 하지만 박 감독이 평소와는 달리 내내 코트 옆에 붙어선 채 선수들의 투지를 북돋우고 1라운드 최우수선수인 변연하가 후반 들어 철옹성 같던 국민은행의 골밑을 포기한 채 외곽에서 3점슛을 터뜨리기 시작하며 비로소 삼성생명의 공격은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3쿼터 초반 48-53으로 뒤진 상황에서 자신의 이날 첫 3점슛을 성공시킨 변연하는 55-58로 뒤진 상황에서 또다시 3점슛을 터뜨리며 기어이 첫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3쿼터에서 11점을 넣으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변연하는 4쿼터 들어서도 팀이 챙긴 19점 중 15점을 넣는 플레이로 고비마다 국민은행의 추격에 쐐기를 박으며 팀 승리를 지켰다.

이어 열린 경기에선 신세계 쿨캣이 금호생명 팰컨스를 72-60으로 꺾었다. 금호생명은 신생팀에 대한 배려로 유일하게 한 경기에 2명의 용병을 기용할 수 있는 특혜를 받은 팀. 그러나 초반 한때 득점 1위를 달리던 안드레아가 신동찬 감독과의 불화로 2경기 연속 벤치에도 앉지 않은 바람에 전력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한 채 6연패의 늪으로 빠졌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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