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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7월 19일 18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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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고양시 덕양구 행주내동 행주산성에서 문화유산해설사로 자원봉사하고 있는 주부 이종혜씨(41·고양시 덕양구 주교동)는 봉사활동의 소감을 이같이 표현했다.
이씨는 지난해 6월 경기도에서 선발한 문화유산해설사 선발시험에 지원해 서류전형과 필기, 실습 및 면접에 이르는 치열한 과정을 뚫고 선발된 다른 동료 12명과 함께 행주산성을 찾아온 관광객들에게 산성의 진면목을 설명해주고 있다.
▼도의원-화가등 직업 다양▼
“충장사는 권율장군의 영정을 모신 사당입니다. 입구에는 붉은색의 홍살문이 서 있습니다. 들어오는 사람의 몸과 마음을 정화시켜준다는 의미죠.”
“행주대첩 당시 물론 행주치마가 사용되기도 했지만 승리의 원인은 지금의 벌컨포와 같은 신기전기, 화차 등 당시로서는 최신식 무기 덕분입니다.”
행주산성에 대한 정확한 사실과 문화재의 의미 등에 대한 해설이 곁들여지자 관람객들의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이씨처럼 문화유산해설사 13명은 2명씩 일주일에 한 번꼴로 행주산성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직업도 다양해 주부에서 전직 도의원, 학원강사, 자영업자, 화가 등 저마다 바쁜 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지만 봉사하는 날만큼은 결석 한번 없이 열성적이다.
회장을 맡고 있는 정복여씨(44·여)도 시인으로 활동하면서 봉사활동 날에는 행주산성에서 초등학생이나 노인 단체관람객들에게 2시간에 걸친 관광 안내를 한다.
▼“古書 많이 읽어야 도움”▼
안내책자에 나온 것 이상의 지식을 전해주려다 보니 많은 고서(古書)를 읽어야 하는 것은 물론 수원 화성, 현충사 등 다른 지역의 문화유산을 답사해야 하는 것도 이들의 주요 임무 중 하나다.
정씨는 “초등학생들이 행주대첩의 유물이 전시된 대첩전시관에서 수백점의 당시 무기와 문집, 병풍 등을 본 뒤 ‘왜 행주치마는 없어요?’라고 물어 당황한 적이 있다”며 “고증을 통해 행주치마를 제작해 곧 전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기주씨(43·여)는 “문화유산에 대한 지식도 중요하지만 지역과 지역문화유산을 사랑하는 마음이 더 호소력을 발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말 2500명 찾는 명소▼
행주산성은 10만여평의 자연 속에 자리잡고 있으며 해발 124.9m에 위치한 대첩탑에서는 여의도와 김포 일대까지 탁 트인 한강변 경치를 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여기에 문화해설사들의 안내가 곁들여진 덕분에 주말과 휴일에는 2500여명, 평일에는 500여명이 찾는 등 지역주민은 물론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미리 예약을 하면 시간에 맞춰 해설사들의 설명을 들을 수 있다. 031-961-2580
고양〓이동영기자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