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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7월 18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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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 팔라시오 스페인 외무장관은 이날 “스페인은 페레힐섬에 주둔할 의도가 없으며 모로코가 다시 섬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보장만 해준다면 섬에서 떠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단 철수가 합의되면 스페인과 모로코 경찰이 마약 밀수와 불법 이민에 대한 합동작전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협상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고 AF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 같은 제안은 앞서 스페인군의 페레힐섬 상륙으로 양국 간 긴장이 크게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스페인군은 이날 페레힐섬에 상륙해 주둔 중이던 모로코군 병력을 강제로 철수시켰다.
이에 모하메드 베나이사 모로코 외무장관은 스페인군의 페레힐섬 상륙은 “국제법에 어긋나는 침입행위”라고 맹렬히 비난했다. 그는 또 “모로코 왕국은 영토 보전과 주권, 정당한 권리를 방어하기 위해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며 “여전히 (군대를) 동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축구경기장 크기의 바위투성이 무인도인 페레힐섬은 16세기 말 스페인이 자국령으로 만들었으나 모로코 북부해안에서 불과 200여m 거리에 있어 영유권 다툼이 끊이지 않았고 급기야 11일 모로코 무장군인 12명이 무단 점령한 뒤부터 양국간에 긴장이 고조돼 왔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